미국의 저명한 비핵운동가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존 엔디콧 박사(John E. Endicott)가 신설된 한국의 우송대학교 솔브릿지국제대학 학장으로 취임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정부 안보협의체인 ‘동북아시아 제한적 비핵지대화’를 제창한 공로로 지난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지명됐던 엔디콧 박사는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려면 핵무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남부 조지아공대의 존 엔디콧 박사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는 8월 한국 대전에 신설된 우송대학교 솔브릿지국제대학의 신임 학장으로 취임하기 때문입니다.

엔디콧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이번 기회를 개인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엔디콧 박사는 미국과 한국은 지난 1950년대 자유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로, 특히 자신은 미군에 복무했던 지난 1965년과 '66년 베트남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백마부대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엔디콧 박사는 미 공군에서 은퇴한 뒤 1989년부터 조지아공대에서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하며 줄곧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정세와 미국의 국방전략 등을 연구해 왔습니다. 엔디콧 박사는 특히 1991년 ‘동북아 제한적 비핵지대화’라는 비정부 안보협의체를 제창한 공로로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지명됐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엔디콧 박사가 이 협의체를 제창했던 1991년은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채택되는 등 세계적인 탈냉전 움직임에 부응하는 평화 노력이 한반도에서 움트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엔디콧 박사는 자신은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과 그것이 동북아시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절감하고 있었으며,

남북한의 평화와 비핵화 약속을 이웃 강대국들이 보장, 검증할 수 있는 다자간 지역 안보체제로 확대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엔디콧 박사는 처음 단계에서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DMZ에서 2천2백 킬로미터 이내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전면적 비핵지대화를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개념은 북한을 비롯해 한국과 몽골,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참가국 대부분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엔디콧 박사는 유일하게 중국이 강력히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핵무기 자원의 75%가 전면적 핵폐기 대상 반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자국의 핵능력을 제한하려는 위협으로 받아들였다고 엔디콧 박사는 회고했습니다.

이후 1993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후속 회의에서 전면적인 핵무기의 포기에는 모든 참가국들이 합의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전략적 핵무기만을 우선 폐기하고, 이후 점차적으로 전면적인 핵폐기로 나아간다는 ‘동북아 제한적 비핵지대화’ 협의체가 탄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엔디콧 교수는 오는 9월 재개될 예정인 차기 북 핵 6자회담과 때를 맞춰 ‘동북아 제한적 비핵지대화’ 협의체도 10월에 일본에서 제 12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두 협의체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엔디콧 교수는 또 북한이 과연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현 지도자가 다음 세대에 어떤 정권을 물려줄 것인지, 북한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엔디콧 교수는 북한의 핵 포기 여부는 그들이 언젠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해 높은 생활수준과 생산력 등을 향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언젠가는 다음 세대에 권력을 물려줄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