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26일 판문점에서 제6차 장성급 군사회담 마지막 날 회의를 열고 막판 이견조율에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회담이 결렬됐습니다.

이번 장성급 회담은 전날 식량 차관과 중유에 이어 경공업 원자재도 북송되면서 대북 지원 3대 품목이 모두 순차적으로 제공돼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 극적인 합의 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지만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이라는 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회의 첫 날부터 난항을 겪었던 6차 남북 장성급 회담이 결국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남북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출퇴근 형식으로 회담을 열어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합의한 ▲서해상 충돌방지 ▲공동 어로수역 설정 ▲철도와 도로통행을 위한 항구적 군사적 보장대책 등을 본격 논의했지만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한채 회담을 끝냈습니다.

특히 남북은 이날 회담 마지막날 전체회의에 들어가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북한측이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주장을 굽히지 않아 시작 2시간도 안돼 오전 11시50분부터 종결 회의를 갖고 회담을 끝냈습니다.더욱이 차기 회담 일정마저도 잡지 못한채 마쳐 앞으로 회담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질문) 역시 예상대로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가 발목을 잡았죠?

답: 네,그렇습니다.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이 결렬된 데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에 대한 남북 양측의 큰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측 수석대표인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북한측은 NLL을 포기하고 새로운 경계선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지만 이는 남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북한측도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북방한계선이 지금까지 준수해온 기본 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은 당치않은 궤변”이라며 “냉전시대에 그어놓은 (경)계선을 주장하는 것은 90년대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측은 북방한계선(NLL)을 고수하려는 반면,북한측은 북방한계선(NLL)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하자는 입장을 드러낸 셈입니다.

이에 앞서 북한측은 지난 24일 회담 첫날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법적인 선’이라며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를 협의의 전제조건으로 삼으면서 ‘빈손 귀가’가 이니 예고됐습니다.

(질문) 서해상 북방한계선(NLL)과 함께 공동어로수역 문제에서도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죠?

답: 네,그렇습니다.한국측은 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동일 면적의 수역에서 시범적으로 설정해 운영하고 서해상에서 평화가 정착되는 정도를 감안해 확대 실현해 나가자는 입장입니다.따라서 한국측은 공동어로 수역으로 백령도와 장산반도 일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설정할 것을 주장하며 사실상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를 시도했습니다.특히 북한측은 “남북간 충돌 수역을 공동어로 수역으로 설정하자.”고 제안해 사실상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벌어진 19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 해상을 공동어로 수역으로 삼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측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기존 북방한계선(NLL)은 남쪽으로 1∼2km 가량 후퇴하기 때문에 한국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이 평화체제 수립 당사자 문제를 처음 거론했다죠?

답: 네,그렇습니다.북한측이 26일 장성급회담 종결회의에서 평화체제 수립 당사자 문제와 군사회담의 성격에 관한 입장을 처음으로 표명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지난 회담 때도 비공개 접촉에서 귀측(한국측)은 평화체제수립 당사자라고 말했다.”며 “평화체제 수립 당사자가 되려면 평화체제 수립과 직결된 서해상 충돌방지 및 공동어로 문제를 당사자처럼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간 초보적인 군사신뢰구축 방안을 협의해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같은 고차원적인 문제가 거론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북한측의 이같은 발언은 북방한계선(NLL)을 대신할 새로운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를 이번 회담에서 집중 논의하자는 주장에 대해 한국측이 국방장관회담 등으로 넘기자고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던진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질문) 이번 회담에서 차기 회담 날짜도 잡지 못해 앞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답: 네,그렇습니다.남북 수석대표들은 이날 종결회의 발언을 마치고 차기 회담 날짜도 확정하지 않은 채 썰렁한 분위기에서 등을 돌리고 헤어져 다음 번 회담이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북한측에서 더이상 장성급 회담 필요 없다며 끝내 다음부터 북한측이 장성급 회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측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문성묵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북한측이 물론 언급은 그렇게 했지만 과거에도 그런 언급을 종종 하면서도 회담을 이어왔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