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무디스는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북 핵 문제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평가되는 무디스의 이번 결정에 따라 그동안 북 핵 문제로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받았던 불이익,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25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무디스는 또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 헝가리, 이스라엘 등과 같은 신용등급이 됐으며, 한국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이유로 성장 잠재력 확충과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 국가재정의 안정적 관리, 그리고 북한 핵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를 들었습니다.

무디스의 이번 결정에 따라 북 핵 문제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식이나 채권이 시세보다 낮게 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국은행 워싱턴 사무소의 김영기 소장은 말했습니다.

김영기 소장: "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대부분 북 핵 문제에 많이 연유를 했었는데, 그 부분이 상당히 해소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운용을 하는데 환경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고.... "

특히, 무디스는 북 핵 2.13 합의 이행이 진전되면서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디스의 토마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은 북한 핵무기의 위협과 핵 물질 확산 같은 지정학적 위기들을 억제할 수 있는 실행가능한 기본 틀이 존재하는 한, 무디스는 현 단계에서 북한과 관련한 미래의 금융비용이 관리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번 부사장은 그러나 북한이 붕괴하거나 북한의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북한판 마샬플랜, 즉 북한 재건 계획에 따라 한국 정부가 훨씬 큰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만일 북한이 경제와 정치, 외교정책을 개혁하고 국제사회와 건설적으로 교류한다면 지역 열강들이 어느 정도 부담을 나눠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번 부사장은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북한과 협상하는 6자회담의 당사국들이 서로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정치, 경제적 결과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은행 워싱턴 사무소의 김영기 소장은 북 핵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국제신용평가기관들과는 달리 골드만 삭스 같은 투자은행들은 북 핵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그쪽은 어차피 단기적으로 자금을 많이 운용하기 때문에 경제의 흐름이랄까 이런 쪽에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있지, 북 핵 사태를 크게 고려하거나 (그 때문에) 투자를 안하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김 소장은 이번에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지만, 아직도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전 보다는 한 단계 낮다는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2002년 3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A3로 두 단계 올린 이후,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를 이유로 지난 5년 4개월 동안 등급을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디스는 지난 2003년 3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 추방과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 영변 핵 시설 재가동 등을 이유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핵 문제에 가장 민감했던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림에 따라, 지난 2005년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바 있는 `피치'나 `스탠더드 앤 푸어스' (S & P) 같은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또다시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