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군비확장 움직임과 함께 핵 보유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으로 동북아 안보 균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상황에서 일본이 언제까지 비핵국가로 남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보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일본은 핵 보유 보다는 재래무기 증강을 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지는 최근 일본이 괌에서 벌인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에서 500파운드 규모의 실제 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평화헌법을 가진 일본이 공격 행위로 인식될 수 있는 실무장 투하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은 이밖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인 f-22 구매를 추진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군사 장비 도입에 나서고 있고, 제도적으로는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함께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위협, 전 세계 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테러에 대처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사회에서는 핵 보유 논란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 직후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핵 보유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정치적 동료인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은 “일본이 공개적으로 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일본 전문가들은 일본이 핵 보유의 길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 마이크 모치즈키 교수는 24일 워싱턴 소재 비확산연구센터에서 가진 강연에서 “일본은 핵 보유보다는 재래식 군사력을 확대하면서,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더욱 늘려나가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치즈키 교수는 현 상황에서 일본이 택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는 핵 보유국으로 가는 것, 두 번째는 재래무기 증강과 함께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것, 세 번째는 비핵화, 비확산 외교에 더욱 치중하는 것입니다.

모치즈키 교수는 “일본에는 여전히 비핵원칙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굳건하며, 북한의 핵 실험 이후에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본에 대한 안보지원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은 핵 보유 보다는, 재래무기 증강을 통해 억지력 강화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보유 필요성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비핵정책에 대한 지지 외에도, 핵 보유를 추진하면 오히려 외교적 고립으로 인해 안보가 더 위태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 결정에 작용했다는 것도 모치즈키 교수의 분석입니다.

한편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일본의 핵 보유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도 모치즈키 교수의 말입니다.

모치즈키 교수는 “만약 미국이 적극적으로나 아니면 소극적으로라도 일본의 핵 보유를 지지하게 되면 일본의 핵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정책과 이로 인한 동북아 안보 정세의 변화는 일본이 핵 보유로 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