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자원봉사자 23명을 납치 구금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내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한 협상시한이 세 차례 연장된 가운데 한국 정부는 피랍자들의 석방을 위한 전방위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외신들은 탈레반이 23명의 인질 가운데 여자 8명의 석방을 준비하고 있으며, 빠르면 25일 중 이들의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같은 보도들에 대해 계속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인 인질 23명의 석방과 관련해 탈레반이 한국시각으로 24일 밤 11시30분으로 정한 협상 마감시한을 넘긴 가운데 협상 내용과 관련한 여러 외신보도들이 잇따르는 등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AFP 통신'은 탈레반 사령관을 자처하는 압둘라라는 인물과의 전화통화를 인용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8명을 석방할 경우 한국인 8명을 맞교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압둘라는 자신들이 석방을 원하는 수감자 8명의 명단을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고, 일단 이들이 석방되면 다른 수감자들의 명단을 보낼 것이며 같은 수의 한국인 인질들을 풀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또 아프간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정부 관리 와히둘라 무자디디 씨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서로 다른 교도소에 수감된 8명의 수감자 명단을 보내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무자디디 씨는 탈레반이 보내온 명단에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 포함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연합통신’도 24일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와의 전화통화를 인용해, 탈레반 수감자들과 맞교환될 한국인 인질 8명은 모두 여성이며 일부는 환자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아마디 대변인은 석방 요구자가 23명이 아닌 8명에 그친 것과 관련해 “이는 1차 협상 인원일 뿐이며 이 협상이 성공하면 순차적으로 수감자와 인질을 맞교환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아마디 대변인과의 전화통화를 인용해 탈레반과 한국 정부 협상대표단이 현지 부족원로를 통해 접촉하고 있다며, 탈레반은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지만 만약 24일 마감시한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또 한국인 피랍자 석방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실제 석방은 25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 인질 석방과 관련해 낙관적 전망을 전하는 외신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협상 결과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각종 외신보도들을 뒷받침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무장단체가 석방조건을 아직 제시하지 않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 당국자가 아프간 지방 정부를 포함한 관계부서와 함께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일부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처럼 현지에서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소식들이 탈레반이 펼치는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냉정한 협상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보다 앞서 24일 오후 9시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한국인 인질 석방교섭 대책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회의 직후 가진 비공식 브리핑에서 "무장단체 측에서 아직 구체적인 석방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5일 오전이 이 문제의 조기해결과 장기화 여부가 결정되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