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교 자원봉사자 23명이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납치된 지 오늘로 엿새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에 인질면담을 조건으로1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또 당초보다 더 많은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는 등 비일관된 주장으로 협상에 난항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현지 주민들이 피랍 한인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납치 억류된 

한국 분당 샘물교회 소속 기독교 자원봉사자 23명의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협상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협상 마감시한을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11시 30분까지로 지금까지 세 차례 연장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교도통신'은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면담을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1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탈레반과 한국 협상대표단을 중재하는 아프가니스탄 협상단의 일원인 코와자 아마드 세데키 씨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측이 연락을 취해와 한국 정부가 인질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탈레반 측은 또 한국 정부 대표단이 피랍자들의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기를 원한다면 같은 액수의 돈을 추가로 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지금까지 무력을 통한 인질구출 시도가 있을 경우  한국인 인질 23명을 모두 처형하겠다고 위협하고, 이들의 석방 조건으로 아프간에 주둔 중인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요구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투병력이 아닌 재건, 의료중심의 동의부대와 다산부대 2백여명을 예정대로 올해 말까지 철수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최근 맞교환을 요구하는 수감자 수를 추가로 제시하는 등 비일관된 요구로 협상에 난항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인 23명이 납치됐던 아프가니스탄 중부 가즈니주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탈레반이 ‘모순되고 혼동스런’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탄 주지사는 또 자신들은 이 문제가 24일 협상에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탈레반은 아직까지 석방대상 수감자 명단을 제시하지 않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즈니주 주민 1천여명이 24일 피랍 한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가즈니주 경찰 책임자인 알리 사흐 아흐마드자이 씨는 시위대가 가즈니주의 중심도시인 ‘가즈니 시티’를 행진하며 반 탈레반 구호를 외치고 한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흐마드자이 씨는 시위에 참석한 주민들이 무고한 사람들, 특히 여성을 납치하는 행위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문화를 거스르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자원봉사자는 여자 18명과 남자 5명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의료지원 등 단기 봉사활동을 펼치던 가운데 현지시각으로 지난 19일 버스를 타고 칸다하르로 이동하던 중 납치됐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와 30대 미혼의 간호사들과 영어교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경와 원인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와중에 기독교 개신교의 무분별한 선교활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한국 대통령은 국민들의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모든 국민이 침착히 대응할 것을 강조하고,  지금은 섣불리 낙관할 때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과에 대해 미리 비관할 때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