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시설 폐쇄를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 IAEA 특별사찰단이 오는 14일부터 북한 내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사찰단이 감시와 검증 작업을 수행할 핵시설의 폐쇄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또 이후 취해질 핵시설 불능화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문: 먼저,  지난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 때는 '동결'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반면 이번에는 '폐쇄'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인가요?

답: 네, 폐쇄와 동결은 본질적으로 원자로 등의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을 막는 조치라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동결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이 지난 1994년 미국과 북한 간 제네바 기본합의 이후 영변 원자로에 적용한 조치입니다. 원자로를 동결시키는 방법으로는 가동을 중단하고 출입문을 봉쇄한 후,  출입문에 IAEA가 특수 제작한 철선을 묶어 놓고 고유번호가 부여된 표식을 부착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또 원자로 내부로 들어가서는 주요 구성 설비가 작동하지 않도록 세부적으로 특수 봉인장치를 하게 됩니다.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과 핵 연료봉 제조공장은 전체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뒤 주조종실 등을 봉인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이처럼 가동이 중단되고  IAEA 전문가들이 봉인장치를 한 시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면 동결 조치가 마무리됩니다.  IAEA는 제네바 합의 이후 영변 핵시설에 8백 군데의 봉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에 폐쇄가 합의된 핵시설도 동결과 유사한 방법으로 조치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나요?

답: 그렇습니다. 다만 과거의 동결 조치와 차이가 있다면   제네바 합의 당시의 동결은 핵 폐기에 따른 보상책인 경수로 건설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을 전제로 했던 반면, 이번 폐쇄 조치는 몇 개월 내에 다음 단계인 불능화로 접어든다는 인식 하에 이뤄지는 조치라는 점입니다. 북한측 전문가들은 제네바 합의 이후 핵시설 동결기간 중에도 원자로 보수 등을 위해 수시로 핵시설 내부를 드나들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몇 달 후에 불능화될 시설을 보수,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 볼 때, 연료봉을 빼내서 별도로 보관했던 제네바 합의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노심에 들어 있는 약 8천개의 연료봉을 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두기로 한 점도 과거 제네바 합의와는 다른 점입니다.

문: 영변 핵시설의 폐쇄.봉인이 끝난 후에는 곧바로 불능화에 들어가도록 돼 있는데, 어떤 개념인가요?

답: 불능화는 말 그대로 시설을 다시는 쓰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2.13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봉인 등 초기단계의 후속 조치로 흑연 감속로와 재처리시설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시설의 불능화를 이행해야 합니다.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영변 원자로의 핵심시설인 노심 또는 냉각로를 제거하거나 콘크리트를 부어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냉각재의 출구를 막거나 원전 원료 계통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고, 원자로 가동을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주 제어실을 부숴버리는 방법 등 다른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의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핵시설 폐기 목표를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2.13 합의 당시 불능화를 무력화로 표현하면서 `황소를 거세'하는 일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