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초기 행동들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관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 실무회담이 10일부터 열립니다.

특히 이번 실무회담은 대북 쌀 차관과 중유 제공에 이어 원자재 북송에도 합의함에 따라 남북관계가 크게 호전된 가운데 열리는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지난달 2일 파행을 겪었던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10일부터 다시 열린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남북은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오는 10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립니다.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9일 “서해상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남북 간 군사실무회담이 10일 개최된다.”며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지난 5월 열린 제5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의 이행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실무회담에는 한국측에서 문성묵(육군 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을 수석대표로 3명이, 북한측에서는 박림수 인민군 대좌를 단장으로 3명이 각각 참석합니다.

(질문)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네,군사 실무회담의 의제는 지난 5월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의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문제에 국한될 것으로 보입니다.당시 남북은 ▲공동 어로 실현 및 공동 어로 수역 설정 ▲북한측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 ▲임진강 수해방지와 한강하구 골재채취와 관련한 군사적 보장 대책 등을 협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국방부 한 당국자는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의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문제를 비롯해 오는 7월 열릴 예정인 제6차 남북 장성급회담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 의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연관돼 있는 만큼 북한측이 새로운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사실 지난달 8일 열린 군사실무회담에서도 북한측이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를 주장하는 바람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죠?

답: 네,그렇습니다.남북은 지난달 열린 군사실무회담에서 5차 장성급회담 합의사항들에 대한 후속논의를 진행하려 했지만 북한측이 “충돌의 근원적 제거 등 원칙 문제를 우선 협의하자.”며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를 주장해 파행을 겪었습니다.특히 한국측은 서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개선조치와 공동어로 수역 설정 등이 포함된 안을 북한측에 제시했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측은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등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북한측은 지난달부터 한국 해군의 정상적인 초계활동에 대해 북한측 영해를 계속 침범하고 있다고 억지 주장을 펴면서 위협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문성묵 북한정책팀장은 “우리는 기존 NLL을 존중해 준수하는 가운데 서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보완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측은 서해에서의 긴장 원인이 합의된 경계선이 없기 때문이라며 경계선 합의가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우리측이 NLL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북한측도 알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북한측이 또다시 NLL 문제를 제기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한국 정부가 오는 8·15 광복절을 전후해 ‘종전(終戰)선언’을 전격적으로 제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지난 5월4일 안보분야 3대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과 외교안보연구원,통일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종전 선언을 선도적으로 제의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된 사실이 8일 확인됐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종전선언 제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8·15 성명 등을 통해 ‘2·13 합의’ 이행과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연계해 국제적인 공론화를 추진한다.”는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가 이뤄지는 6개월 이내에 종전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 임기 안에 종전선언이 성사된다면 정치적 효과와 상징성이 정상회담을 능가하는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질문)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전격적으로 제의하는 배경은 무엇이죠?

답: 이 비공개 세미나에서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서 미국과 북한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8.15 등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반도 안보상황 진전 대비 군사분야 추진전략’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연구원은 “현재 미국이 북한의 ‘2·13 합의’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종전선언을 먼저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가 종전선언을 주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