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한 유력 일간지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진행 여부에 따라 빠르면 올해 말, 북한과 이 문제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월스트리트저널’신문은 9일 미국 전문가들이 미국과 북한의 50여년에 걸친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청산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6.25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하기 위해 북한과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던 한국전쟁은 이후 3년 1개월 후인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중공군 간의 정전협정으로 종결됐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마무리하는 종전 또는 평화협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반도는 기술적으로는 아직도 전쟁상태입니다. 북한은 지난 1970년대부터 교전 당사국인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만 평화협정을 맺기를 고집해 왔으며, 미국과 한국이 이에 반대해 지금까지 종전협정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초 북 핵 2.13 합의에서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하는 대가로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북한과 점차적으로 외교관계를 개선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 계획을 폐기하고 나아가 핵무기 등 모든 핵 관련 야망을 포기하면 한국전쟁 공식 종료선언과 경제협력, 문화.교육 분야에서의 유대 관계 등 북한과의 관계개선 조치를 기꺼이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 핵 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여러 가지 움직임들이 한반도에 공식적인 평화구축 논의가 마침내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달에 걸친 지체 끝에 북한은 마침내 ‘2.13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의 방북이 곧 이뤄질 전망이며, 영변 원자로 역시 북한이 중유 5만 t을 받는 대가로 이달 중 폐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관리들은 빠르면 올해 말 북한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공식 전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현재 대북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방안을 모색하면서 북한과의 직접대화, 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 그리고 현 북 핵 6자회담 체제에 이르기까지 과거 행정부에서 제시됐던 방안들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미국의 관리들은 이 가운데 4자회담 체제를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고, 그 이유는 미국이 이 지역의 지속적인 평화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의 참여를 핵심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본의 이해관계와 중국의 참여 수위 조절, 그리고 평화체제 수립 이후의 주한미군의 존재 등이 주요 난제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이 팽창하는 시점에서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1970년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한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평화협정을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었다는 점에서 평화협정에서 북한의 편을 들어야 하는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존재 근거가 됐던 주한미군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할지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에는 현재 3만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 중국 역시 그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