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2.13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핵실험 직후 북한에 가한 제재를 수정할 수 있다고 유엔의 한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유엔의 핵 감시기구인 IAEA는 9일 열린 특별이사회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북한 내 검증활동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IAEA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 안보리에 어떻게 권고할지 주목됩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후 닷새만에 대북 제재결의안 1718호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품목과 물질, 장비 등의 대북 수출이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결의안은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안보리가 제재 조치를 “강화, 수정, 중지 또는 해제”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결의규정을 제대로 준수하면 필요할 경우 제재조치를 완화하거나 아예 해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브 소로코비 (Yves Sorokobi) 유엔 대변인은 지난 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안보리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지만 최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북 핵 2.13 합의를 이행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해 앞으로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IAEA 이사회는 유엔 안보리에 북한과 관련한 특정 권고사항을 제시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안보리는 이를 근거로 대북 제재결의를 강화 또는 완화할지 검토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이와는 별도로 유엔과는 관련이 없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의 3개 상임이사국이 참여하고 있는 6자회담의 성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이들 상임이사국들이 6자회담에서 북 핵 문제가 개선됐다고 판단하면 이에 대해 독립적으로 안보리에 보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로코비 대변인은 IAEA이사회의 권고와 6자회담 당사국들의 보고가 이뤄지기 전에는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결의를 검토할 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2.13 합의에 따라 IAEA 실무대표단을 초청해 영변 핵시설을 IAEA의 감시와 검증 아래 폐쇄.봉인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IAEA대표단은 지난 2002년 12월 북한에서 추방된 이래 4년 반 만에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결의 수정 여부를 언제쯤 논의할지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절차상 IAEA 특별이사회는 일단 실무대표단의 최근 방북활동을 토대로 북한에 관해 안보리에 권고할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특별이사회의 권고사항이 안보리에 전달되면 안보리는 이에 대해 논의한 뒤 단일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보리의 단일입장은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으로 공식발표됩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안보리가 가장 최근 제재결의를 수정한 사례로 이란의 핵 문제를  꼽았습니다.

소로코비 대변인은 “안보리는 IAEA가 이란에 관해 제출한 2개의 보고서를 근거로 처음에는 제재를 가한 뒤 이후 제재를 강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의 농축활동을 중단하라는 유엔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유엔주재 한국 대표부의 오준 차석대사는 지난 5월 말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2.13 합의가 원할하게 이행되면 안보리가 대북제재 문제를 “토의해서 완화시키는 결의를 다시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