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 차관보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실무대표단의 잇따른 방북, 그리고 뒤이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이후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5일 2.13 합의에 따른 중유 일부를 오는 14일까지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과 IAEA 사찰단의 방북, 그리고 6자회담 재개 뿐아니라 회담 당사국 외무장관 회담도 이달 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 핵 2.13 합의 초기단계 이행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차기 6자회담 개최 문제가 다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중국 등 회담 당사국들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의 핵시설을 불능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6자회담 재개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체로 오는 16일 시작되는 주 중에 시작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자국에 지원되는 중유 5만t의 1차 선적분이 도착하는 것을 확인한 뒤 핵시설 가동 중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 가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에 회담을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중유 1차 선적분을 실은 선박이 14일 떠나 16일께 북한에 도착할 것"이라며 차기 6자회담이 17일 이후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3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면담 결과에 대해 만족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조선인총연합,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5일 평양발로 김영일 북한 외무상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전송하는 자리에서 양 부장의 이번 방문을 북한측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도 만족을 표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양제츠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2.13 합의의 조속한 이행과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영국의 연구기관인 채텀하우스의 초청으로 런던을 방문 중인 한성렬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도 "미국의 정책이 뒤늦게나마 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다행스럽다"며 차기 6자회담과 2.13 합의 이행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핵시설의 불능화를 논의하기 위한 차기 6자회담,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방북 등이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성렬 소장은 그러나 2.13 합의 이행을 위한 대미 정치적 요구조건들을 거듭 밝혀 앞으로 궁극적인 북 핵 폐기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거듭 엿보게 했습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미국통인 한 소장은 "단순히 방코델타아시아 BDA 내 동결자금만 해제됐을 뿐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2.13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경제제재가 다 해결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져야 하며, 미국이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