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오늘 ‘2·13합의’ 이행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중유 5만t의 공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첫 접촉을 가졌습니다.

내일까지 출퇴근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접촉에서 양측은 중유 전달 항구와 항구별 공급량 등 중유 공급과 관련된 실무 문제 전반에 걸쳐 협의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미국의 소리 방송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남북이 29일 대북 중유지원에 대한 실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첫 접촉을 가졌다면서요?

답: 네, 그렇습니다.남북은 오늘 북한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접촉을 갖고 북핵 ‘2·13 합의’ 이행과 관련해 한국측이 지원하기로 한 중유 5만t 공급을 위한 실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중유를 받을 수 있는 항구가 서해쪽은 남포항,동해쪽은 라선항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어느 항구에 얼마만큼의 중유를 전달할지는 북한측과 협의해야 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접촉 결과를 바탕으로 중유 계약에 착수할 것”이라며 “중유 지원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최소 3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접촉에는 한국측에서 한충희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을 수석대표로 김기혁 통일부 남북기반협력팀장 등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대표단 4명이,북한측은 한명철 단장 등 5명이 참석합니다.

문: 북핵 ‘2·13 합의’의 대북 중유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답: 북핵 ‘2.13합의’에 따르면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에 맞춰 중유 100만t에 상응하는 경제·에너지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이중 영변 원자로 폐쇄 등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하면 5만t의 중유를 제공하는데,이 물량을 한국측이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중유 5만t의 최초 운송은 합의 후 60일 이내에 개시하기로 돼 있습니다.60일이라는 시점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와 봉인 완료시점을 의미하는 만큼,IAEA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 영변 핵시설을 폐쇄와 봉인하면 중유도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의 핵시설 동결에 대략 1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중유 구매와 용선계약을 마치고 곧바로 수송에 들어가면 폐쇄와 동시에 첫 수송선을 띄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문: 이번 대북 중유지원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 완료에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대북 중유지원을 위한 절차를 시작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완료 시점은 7월 하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봉인에 걸리는 시간은 북한의 ‘정치적 의지’에 크게 달려있지만,중유 제공엔 기술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습니다.이 시간은 기존의 6자회담이나 장관급 6자회담 등 차후 북핵 일정을 어림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렇다면 대북 중유지원은 어떤 수순으로 진행되나요?

답: 네,중유 5만t 공급을 위해서는 남북협력기금을 관장하는 통일부가 조달청에 중유 구매 계약과 중유 운송을 위한 용선 계약을 의뢰하게 됩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대북 중유 공급을 위해 GS칼텍스와 구매계약을 맺었지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 발목이 잡혀 북핵 ‘2·13합의’ 이행이 지연되는 바람에 체선료와 용선료 등으로 25억원,중유 보관료 등으로 11억원 등 모두 36억원 안팎의 손실을 보고 계약이 끝났습니다.

이미 한차례 중유 구매계약을 맺었던 경험이 있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지만,온도에 따라 굳어질 수 있는 중유의 특성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운반선을 용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이러한 행정절차에 약 3주 정도 걸릴 것이라는 게 정부측 설명입니다.

구매와 용선에 필요한 3주 정도의 시간과 중유를 북한에 실어나르는 운송시간까지 감안하면 북한에 전달될 중유 5만t의 공급이 완료되는 데는 앞으로 4∼5주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추산입니다.

문: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대북 중유공급 비용이 많이 늘어났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BDA 문제로 ‘2·13합의’ 이행이 미뤄지는 동안 국제원유가 인상에 따른 중유 가격의 상승으로 지난 3월에 비해 대북 중유 공급 비용은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2월말 당초 초기단계 조치 이행 시한이었던 4월13일에 맞춰 중유를 공급하기 위해 중유 조달 비용 219억원을 남북협력기금 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하고,3월초 GS칼텍스와 공급 계약을 했습니다.

당시 중유 가격은 1t에 360달러(36만원) 선이었습니다.그러나 BDA 문제에 발목이 잡혀 초기단계 조치 이행이 지연됐습니다.이에 한국 정부는 GS칼텍스와의 중유 공급 계약을 해지했습니다.이 때문에 36억원의 손실(체선료 및 용선료 25억원ㆍ중유 보관료 11억원)을 봤습니다.

그런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현재 중유 가격은 당시보다 1t에 50∼60달러(5만∼6만원) 가량 올랐습니다.이 바람에 중유 5만t 구입에는 총 25억∼30억원의 비용이 더 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