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대표단은 북한이 2.13 합의를 이행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나흘동안 북한을 방문한 유럽의회 대표단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같이 밝히면서, 북한이 인권문제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유럽의회 내 한반도 관계 분과위원장인 후베르트 피르커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유럽의회 방북 대표단은 지난 23일부터 나흘동안 북한을 방문한 후 26일 밤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유럽의회 대표단은 이번 북한 방문기간 중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 관리들을 만나 핵 문제와 관련한 유럽연합의 입장을 전달하고, 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피르커 단장은 27일 서울 주재 유럽연합 대표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한 방문은 과거에 비해 훨씬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과의 대화가 공개적이고 우호적이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면서, 지난 번 방문 때 회담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회 대표단의 이번 북한 방문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한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힐 차관보의 최근 북한 방문이 북한과 미국간 불신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 측에 2.13 합의 이행과 비핵화를 촉구했다면서,  유럽의회 방북 대표단은 북한이 2.13 합의 이행에 진지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이 즉각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에 낙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다만 북한이 영변 원자로 폐쇄에 관한 구체적인 시간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보다 앞서 피르커 단장은 26일 밤 서울에 도착한 직후, 북한 관리들이 영변 원자로의 경우 2.13 합의에 따라 빠른 시일 안에, 아마도 내달 중 봉인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 관리들이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의거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이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리, 자체 인권상황에 관한 회담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이 인권에 관한 국제적 기준을 이행하라는 자신들의 촉구를 받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북한 당국자들이 과거에는 인권 문제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회 대표단의 이번 방북에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해 온 헝가리 출신의 이스트반 셴트-이바니 의원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럽의회 내 한반도 관계 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셴트-이바니 의원은 지난 해 3월 탈북자들을 유럽의회에 초청해 청문회를 갖는 등 유럽의회 내에서 북한인권 개선 모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셴트-이바니 의원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였지만, 유럽의회측이 방북자체를 거부하겠다고 반발하자 결국 비자발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르커 단장은 또한 북한이 경공업 등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면서, 아울러 유럽연합 인사들과 더 많은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과 북한은 지난 2000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이후 북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유럽연합이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양측 관계는 냉각기에 들어갔습니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북한이 2.13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