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 폐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유엔 핵 사찰관들이 25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한 은행은 북한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가로막아 온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북한자금 이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러시아 극동지방 하바로프스키 시에 있는 달콤방크 은행은 25일, BDA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 이체를 둘러싼 장기간의 분쟁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달콤방크은행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가 25일 북한이 관리하는 계좌로 이체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후 북한 외무성은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성명을 통해 자금이체가 완료됐음을 확인하면서, 동결 해제된 자금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과 다른 인도적 목적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DA 자금이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됨에 따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시작을 골자로 한 2.13 합의를 이행하는데 방해가 됐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됐습니다. 북한은 BDA 은행의 북한자금을 모두 돌려받을 때까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4월 중순까지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동결자금문제가 해결된 조건에서 북한도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2.13 합의 이행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그 일환으로 26일부터 평양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과 핵 시설 가동중지. 검증감시와 관련한 협의를 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올리 하이노넨 사무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실무대표단이 25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하이노넨 부총장은 26일 평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부총장은 IAEA를 대신해 영변 핵시설의 감시와 폐쇄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협상하는 것이 이번 북한 방문의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소식통들은 폐쇄 대상 핵 시설과 관련해,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와 현재 짓고 있는 50메가와트 원자로, 방사성 핵 실험실과 핵 연료봉 생산시설, 그리고 태천에 있는  200메가와트 원자로 등 5곳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이노넨 부총장은 이번 북한 방문은 먼 여정의 한 단계라고 말하고, 이번에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IAEA 실무대표단은 평양에서 5일동안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IAEA 대표단이 북핵 사찰을 위해 방북하는 것은 고농축 우라늄에 의한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뒤 2개월이 흐른 지난 2002년 12월에 사찰관이 북한에서 추방된 이후 4년 8개월 만의 처음입니다.

IAEA 실무 대표단에 이어 다음 주 중반에는 감시단이 북한을 방문해 IAEA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폐쇄목록에 포함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 작업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10여명 안팎으로 구성될 감시단은 700여 동의 영변 핵시설 가운데 300개-500개 정도에 대해 폐쇄 조치한 뒤 봉인작업을 벌이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국국방연구원의 김태우 연구위원은 IAEA 실무대표단의 가장 중요한 과업 가운데 하나는 '핵 불능화'의 의미를 둘러싼 혼란이 없도록 확실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다시는 재가동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재가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지금 실무대표단이 합의를 해야 됩니다."

국제 당국자들은 영변 핵시설 폐쇄가 완료된다는 가정 아래, 차기 6자회담이 7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는 2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워싱턴에서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고위급 회담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오자키 야수히사 일본 관방장관은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2.13 합의 초기단계 조치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일본은 6자회담이나 6자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다는 징후들은 일본에게 대북한 강경자세를 바꾸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외교적 고립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다음 달 열리는 참의원선거 때까지는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