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오늘 평양방문은 북한 핵문제의 조기해결 국면 조성은 물론 향후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한국 동국대 북한학과의 고유환 교수가 전망했습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힐 차관보의 오늘 방북,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시겠습니까?

답) ‘2.13합의’가 이제 정상적으로 이행되면서 힐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북미 간에 급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알다시피 지난해 6월 1일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힐 차관보를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기에 응하지 않아 결국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으로 이어져서 오늘날 이렇게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지만 힐 차관보의 평양방문이 이루어짐으로 인해서 비핵화를 비롯해 북미 간에 여러 적대관계해소를 위한 현안들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 사실 힐 차관보의 방북 시기는 다음달 재개될 6자회담 직후로 전망이 되었는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방북을 하게 된 것 어떤 배경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2.13합의가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담은 동시행동 이행합의서인데 그동안 BDA문제로 이행이 늦어지다가 BDA문제가 해결되면서 북한이 상응하는 IAEA 사찰단 수용이라는 행동으로 나오고 또 여러 경로로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정책 전환 의지가 확인되고 그럼에 따라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지체됐던 2.13합의를 비롯해서 관계개선을 위한 접촉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제 미국입장에서는 결국 그동안 대북 강경책에서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으로(대북 유화정책) 정책이 바뀌면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정책의 실패라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북미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북한도 마찬가지로 핵실험 이후에 UN제재라든가 국제사회 고립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서는 북미관계에서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된다 그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서 힐 차관보의 평양방문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문) 미국의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한 것은 2002년 켈리 차관보 이후 5년만인데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답) 그렇습니다. 그때 켈리 차관보는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의혹을 제기하면서 따지러 간 것이구요 이번에 힐 차관보의 평양방문은 그 이전에 2000년10월쯤 있었던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방문과 유사한 형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격은 한 단계 낮지만 아마 논의의 수준들은 그때 논의됐던 문제들을 포함해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야 할 것입니다.     

문) 힐 차관보는 이번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들을 가지고 방북했다고 보십니까?

답) 의제라면 현안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비롯해 북핵 불능화, 그것을 6자회담 틀에서도 논의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인 문제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정책 전환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그것을 명분으로 해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그런 촉구, 그리고 전반적으로 한국전 종료를 비롯해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 이런 초보적 수준에서의 상호 양국 간의 입장들을 타진하는 그런 계기가 되겠습니다.

문) 이렇게 되면 미북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답) 미북관계는 일단 핵실험 이후에 매우 불편한 관계로 가다가 지난해 11월의 부시 대통령의 종전선언 용의표시와 함께 올 1월 베를린 양자 접촉이 이루어지고 2.13합의가 이루어졌는데요 그런 틀 속에서 이제는 좀더 구체적으로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협의, 또 원칙적인 문제들 기타 장애들을 제거하는 문제, 이런 전반적인 북미관계 진전을 위한 협의들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이번에 북한 지도자 김정일 위원장과 힐 차관보가 만날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 외교관계는 자격과 지위가 매우 중요한데 관계상으로 봤을 때는 차관급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바로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동안도 올브라이트 전 미국무장관의 경우는 면담이 이루어졌지만 켈리 차관보의 경우는 면담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이 이제 관계정상화를 위한 시작단계 초보적인 수준의 단계이기 때문에 북한 외교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강석주 제1부상 정도와 주로 논의가 이루어질 것 같고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불투명하고 가능성 측면에서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미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루어질 경우 김위원장과 면담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측됩니다.

문)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순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답) 이번에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루어지면서 남한측에서도 이제는 대북지원 문제를 북핵문제와 분리시켜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했구요 2.13합의 이행과 남북관계가 선순환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해 왔기 때문에 이제 힐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도 급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