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워싱톤에서 열리고 있는  ‘Bodies: The Exhibition (인체의 신비 전시회)’에 관해 자세히 전해드리고,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새 영화 ‘Evan Almighty (전지전능한 에반)’, 그리고 오프라 독서클럽이 올 여름 권장도서로 선정한 소설  ‘Middlesex (미들섹스)’의 내용도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미국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미국의 락커펠러 재단은 지난 13일 새로운 방향의 예술을 증진시키기 위한 뉴욕시 문화혁신기금을 창설한다고 밝혔습니다.  2천5백만 달러의 기금으로 창설되는 뉴욕시 문화혁신기금은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매체예술 등의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에게 최저 5만 달러에서 최고 25만 달러를 수여합니다.

- 미국 가수 Bob Dylan (밥 딜란)이 2007년 아스투리아스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가 후원하는 아스투리아스 왕자 재단은 밥 딜란이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으로 전세계 수백만명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인도 영화산업, 이른바 발리우드 인기배우들의  목소리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옵니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와 인도의 야쉬 라즈 영화사의 협력아래 제작되는 새 애니메이션 영화  ‘Roadside Romeo (도로변의 로미오)’는 내년에 개봉됩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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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톤 디씨 교외의 한 전시회장입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절개된 인체 전신표본이  유리관 속에 누워 있습니다. 전시된 표본을 관찰하는 관람객들..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이네요.  죽은 사람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무서워 한다거나 역겨워 하는 표정은 보이지 않는데요.  바로 관람객들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Bodies: The Exhibition’ …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여러 도시를 순회중인 ‘인체의 신비’ 전시회가 최근 워싱톤에 도착했습니다. 이 전시회는 거의 27달러에 달하는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매일 많은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곳에는 실제 인간의 전신표본과 장기표본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인체의 여러 부분이 어떻게 기능을 발휘하는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위한 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표본들 가운데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손상당한 부위를 보여주는 표본도 있습니다. 등과 다리에 금속 보조기가 박혀있는 표본도 있는데요. 샘이라는 이름의 한 관람객은 일부러 멀리서 전시회를 구경하기 위해 왔다며, 자신의 몸 속에도 똑같은 금속판이 박혀 있다고 말합니다. 

샘 씨는 자신의 팔에는 금속판 두 개와 나사 열다섯개가 박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팔꿈치에도 금속판과 나사 여섯개가 박혀 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에는 자신의 몸 속에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로 볼 수는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실물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업이 약사인 일레인 파타우스키 씨는 척추융합 수술을 받은 인체 전신표본을 매우 관심있게  구경하고 있는데요. 1년전 아들이 같은 수술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파타우스티 씨는 한 편으론 흥미롭기도 하지만, 열다섯살난 아들의 몸속에 이런 것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케이틀린 씨는 이들 표본들은 의학 교과서와 다름 없다고 말했습니다. 

케이틀린 씨는 대학에서 인체구조와 기능에 관해 배우고 있다며, 실물을 보고 어떻게 인체가 기능을 발휘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체의 신비’ 전시회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실제로 인간의 뇌나 심장 표본을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체조직을 실리콘 고무액으로 처리하는 중합기술을 통해 보존돼 있습니다.   ‘인체의 신비’ 전시회 관계자는 인체 기관 중에 뇌가 가장 보존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뇌는 좀 더 스폰지처럼 푹신하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은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의 폐입니다. 검고 쭈그러든 흡연자의 폐 옆에는 비흡연자의 건강한 폐가 나란히 전시돼 있는데요. 아무리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라도 흡연으로 손상된 폐를 보고 나면 담배를  끊고싶은 마음이 든다고 하네요.

‘인체의 신비’ 전시회는 표본 입수경위와 관련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주최측은 전시된 인체 표본은 모두 자연사한 사람들의 시신으로 모두 의학연구를 위해 기부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표본들 가운데는 5년전에 숨진 사람들의 것이 있는가 하면, 1970년대부터 보존돼온 것들도 있는데요.  중국의 달리안 의과대학교 연구소를 통해 합법적으로 입수한 것이라고 하네요. 일부에서는 사람의 몸은 신성한 것이라며 상업적으로 전시회에 이용되는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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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현대판으로 코믹하게 그린 영화가 이번 주말 미국에서 개봉됩니다. ‘Evan Almighty’, ‘ 전지전능한 에반’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지난 2003년에 개봉됐던 ‘Bruce Almighty (전지전능한 브루스)’의 속편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반 백스터는 전편에서 텔레비젼 뉴스앵커였습니다. 이번 속편에서 에반은 텔레비젼 방송계를 떠나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 아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데요. 워싱톤 정가에서 일하면서 정치적 이상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전편에서는 에반의 동료인 짐 캐리 앞에 신이 나타났었는데요.  속편에서는 신이 에반을 찾아옵니다. 

에반의 앞에 흰 옷을 입은 기품있는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하느님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에반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물론 흰 옷 입은 남자가 하느님이란 걸 에반은 믿지 않죠. 그리고 방주를 만들라니, 무슨 터무니 없는 얘기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집앞에 동물들이 한 쌍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에반은 믿지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동물들이 자꾸 자기를 따라다닌다고 불평하는 에반에게 신은 그러니까 빨리 방주를 지으라고 말합니다.  에반 역을 맡은 배우 스티브 캐럴 씨는 아이들이나 동물과는 함께 일하지 말라는 경고가 영화산업계에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고 말하네요.

캐럴 씨는 원래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어떤 동물은 더 좋아하고, 어떤 동물은 덜 좋아하지만 말이죠. 영화촬영을 하면서 보니, 새들은 별로였다고 캐럴 씨는 말했습니다.  

몸에다 배변을 해대는 동물과는 친해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코끼리나 기린, 알파카 같은 동물은 아주 좋았다고 하네요. 이전에는 동물원이나 텔레비젼에서나 동물을 볼 수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캐럴 씨는 말하는데요. 동물의 얼굴을 들여바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더란 거죠.  또 동물은 언제 무슨 행동을 할 지 모르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다고 캐럴 씨는 말했습니다. 

‘에반 올마이티 (전지전능한 에반)’ 영화의 연출은 토니 쉐디액 감독이 맡았습니다. 쉐디액 감독은 전편인 ‘브루스 올마이티 (전지전능한 브루스)’도 연출했는데요. 전편이 좀 더 성인들을 겨냥한 영화였던데 비해 속편은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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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토크쇼 사회자인 오프라 윈프리 씨가 올 여름 독서클럽 권장도서로  ‘미들섹스’를 골랐습니다.  ‘미들섹스’는 지난 2002년 미국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 씨가 발표한 소설인데요. 이듬해인 2003년에 언론출판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등 크게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미들섹스는 보통 영국의 한 지방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서는 주인공 가족이 이사간 미국내 도시 이름이기도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중간이라는 의미, 남녀 성별을 구분하지 못하는 양성인간이란 의미가 강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칼리오페는 14살까지 자신을 여자로 알고 자라는데요. 어느 날 병원에서 ‘5알파 환원효소 결핍증후군’이란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이 유전병 인자를 가진 사람은 남성과 여성의 성징을 동시에 지닌 양성인간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칼리오페는 가출해 이름을 캘로 바꾸고 남자로서 살아갑니다.

이같이 온전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캘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소설 ‘미들섹스’인데요.  미국 중서부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1920년대 미국에 온 그리스계 이민가정 3세대의 근친혼과 인종차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공황, 종교적 문제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미들섹스’를 권장도서로 선정한 오프라 독서클럽은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쇼’의 쇼 일부로 진행되는데요.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가 선정하는 책 마다 모두 날개돋힌 듯이 팔리면서 ‘오프라 효과’라는 말을 낳기도 했습니다.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이번 주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