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해결로 북 핵 ‘2·13’합의 이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6·15 남북 공동선언’ 7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이 북한측이 돌연 한나라당 의원이 주석단에 앉지 못하게 하는 조치로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습니다.

특히 ‘6·15’ 축전이 파행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8·15’ 행사는 물론 남북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6·15’ 축전이 파행을 거듭하다가 끝내 성과없이 막을 내렸다죠?

답: 네,그렇습니다.이번 축전이 북한측의 한나라당 의원 주석단(귀빈석) 참여 배제 조치로 파행을 거듭하다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축전 대표단은 17일 전날 숨진 북송 장기수 리인모씨의 유해가 인민문화궁전에 안치됨에 따라 평양 태권도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민족단합대회를 갖고 민족대단합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선언문은 “온겨레가 지향하는 민족대단합은 ‘6·15’정신에 기초한 민족자주의 단합이고 나라의 평화와 겨레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평화의 단합”이라며 ‘6·15’ 민족공동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파행을 겪게 된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6·15’축전은 첫날인 14일 개회식과 환영 만찬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15일 본행사인 민족단합대회를 앞두고 공동주석단이 입장하는 순간 북한측 진행요원이 “한나라당 의원은 주석단에 올라갈 수 없다.”고 저지함으로써 파행을 겪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여러차례 협상 끝에 16일밤 ‘주석단에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4명과 연설자,사회자 등 11명만 앉고 종단,사회단체,정당대표 등은 모두 주석단에 앉지 않는다.’는 북한측의 절충안에 합의했습니다.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절충안을 거부하고 “북한측의 한나라당 정책이 변화하지 않는한 대회 참석은 의미없다.”며 민족단합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문: 축전의 파행으로 남북 간은 물론 남남 간 갈등도 빚어졌죠?

답: 네,축전이 파행함에 따라 남북간은 물론 한국측 내부에서도 한나라당 주석단 참여와 민족단합대회 강행 여부를 둘러싸고 이틀간 진통을 겪었습니다.한국측위는 15일 “계층과 사상,이념을 떠나 모든 세력이 함께 하자는 것이 ‘6·15’정신”이라며 북한측의 행사 중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16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등 4대종단 대표의 설득을 뿌리치고 한국측의 ‘원안’을 고수하자 “한나라당이 빠져도 행사는 치르자.”는 쪽으로 대표단의 여론이 기울어지면서 남남간의 갈등을 드러냈습니다.

문: 이번 축전이 파행을 겪은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북한측이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의 주석단 착석을 거부한 것에 대해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15’의 정신을 반대하고 공동선언의 이행에 제동을 거는 한나라당이 ‘6·15’를 기념하는 행사의 주석단을 차지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축전에선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주석단에 앉았고,이번 축전에서도 개막식에선 박 의원이 주석단에 앉았지 않느냐는 한국측의 반박에 북한측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선 북한측이 한국의 대선과 관련해 일관되게 반 한나라당 연합전선 구축을 주창해온 입장에서 한나라당을 주석단에 세우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와 행사를 중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문: 축전의 파행으로 민간 부문의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죠?

답: 네,‘6·15’축전이 파행을 겪음으로써,대북 쌀차관 제공 유보 문제로 남북 당국간 관계가 냉각된 데 이어 민간부문에서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결과를 빚었습니다.축전이 열릴 때만 해도 남북 대표단은 민간부문이 당국의 몫까지 포함해 남북간 교류·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으나,축전이 파행을 겪으면서 민족화합이라는 행사의 취지가 크게 퇴색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8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8·15’ 통일대축전 등 앞으로의 민간 교류행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남북관계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특히 한국 내부에도 진보와 보수 진영 사이,또는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도 예상됩니다.

문: 한국측 대표단 관계자는 축전의 파행 진행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죠?

답: 네,그렇습니다.한국측 대표단 고위 관계자들은 ‘건강한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고 강조했습니다.이와 관련해 백낙청 ‘6·15’ 공동선언실천 한국측위 상임대표는 “이번 축전이 굉장히 힘들었고 파행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저런 정황을 고려할 때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북한측 대표가 축전 파행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점 등으로 볼때 건강한 남북관계를 이끄는 중요한 성과을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