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영화계의 화제와 소식을 전해드리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영화를 사랑하는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문: 지난주에는 한국배우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해주셨고, 오늘이 두 번째 순서인데요. 어떤 소식을 가져오셨나요?

답: 오늘은 미국 영화계에서 요즘 더욱 자주 보이는 영화의 속편 제작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도 영화관은 주말에 가장 많이 붐빕니다. 그래서, 미국 영화계에서는 매주말마다 전국 극장의 흥행기록을 집계해서 성적을 매기는데요, 이 영화 흥행성적표를 ‘박스 오피스’라고 부릅니다. 미국 최신 영화의 인기 순위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 6월1일부터 일요일인 6월3일까지 ‘박스 오피스’를 살펴보면, 이미 개봉되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의 속편으로 제작된 영화들이 높은 순위에 올라있습니다.

우선 ‘카리브해의 해적’ 3편이라는 영화가 1위를 차지했는데요, 개봉 2주만에 흥행 수입으로 2억1천7백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또 ‘슈렉’ 3편이 3위에 올라있구요, 거미와 같은 초능력을 가진 영웅의 이야기 ‘스파이더 맨’ 3편도 5위에 올라있습니다. 이밖에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영화의 3편 격인 ‘오션스 서틴’도 곧 개봉할 예정인데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문: 북한에도 ‘다부작 영화’라고 해서 장편으로 제작되는 영화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북한 영화의 속편과 미국 영화의 속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답: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가 제작되는 배경에 있겠죠. 미국에서는 상업적인 원칙에 입각해서 속편이 만들어집니다. 전편이 인기를 끌어서 관객들이 다음 얘기를 기다리고, 또 그래서 속편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 속편을 제작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철저하게 관객의 요구와 입맛에 맞춰서 속편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북한은 사정이 정반대죠. 북한은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해서 영화를 만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에서는 실제 영화를 보고 즐기는 관객보다는 정부의 의도와 결정에 따라 속편이 만들어집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랫동안 직접 영화 제작을 챙겼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정하면 속편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은 무조건 봐야 하는 셈이죠.

북한에서는 ‘조선의 별’이나 ‘민족과 운명’ 다부작 영화들이 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당차원에서 직접 속편 제작에 대한 담화를 내렸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일은 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죠.

문: 관객이 좋아해서, 관객의 입맛에 맞춰서 만들어지는 속편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드는 속편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겠군요. 그럼 미국에서 이렇게 시리즈로 제작되서 유명한 영화는 어떤 작품들이 있나요?

답: 미국에서는 워낙 많은 영화의 속편들이 제작되기 때문에 몇 작품만을 꼽기는 힘든데요, 그래도 대표적으로 ‘007’ 시리즈가 떠오릅니다.

‘007’은 영국 스파이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요, 1962년에 1탄 ‘닥터 노’가 개봉된 뒤 지난해 나온 21탄 ‘카지노 로얄’까지 44년간 시리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객의 사랑도 많이 받아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0억 명 이상이 봤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2년에 나온 ‘어나더 데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테러 위협을 소재로 다루기도 했죠. 007 시리즈는1980년대 까지는 주로 냉전 체제 아래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갈등을 소재로 했지만, 소련이 붕괴되고 동구권이 자유화된 뒤에는 주로 테러같은 국제적 위협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문: 저는  미국의 시리즈 영화 하면 ‘스타 워즈’가 떠오르는 군요.

답: ‘스타 워즈’도 영화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죠. 미래 우주에서 펼쳐지는 선과 악의 대결을 다뤘는데요, 워낙 골수팬이 많아서요 얼마전 첫 작품이 나온지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미국 곳곳에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또 ‘스타 워즈’를 소재로 한 책과 컴퓨터 게임, 각 종 장난감이나 인형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런 상품의 판매에 힘입어서 이 영화의 감독 조지 루카스가 세운 ‘루카스 아츠’는 큰 영화 기업이 됐습니다.

‘스타 워즈’는 제작 방식도 흥미로운데요, 조지 루카스 감독은 1977년부터 3년 간격으로 4, 5, 6편을 먼저 만들어서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과 2002년, 2005년에 이 영화의 앞 얘기가 될 수 있는 1, 2, 3편을 만들어서 관객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죠.

최근에 나온 시리즈 영화 중에는 ‘반지의 제왕’이 특이합니다. 이 영화는 아예 한 번에 1, 2, 3편을 거의 다 찍구요 시간차를 둬서 개봉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작비는 줄이고, 영화 수익은 극대화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앞으로도 미국 영화에서 속편 제작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서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것보다는 상업적인 면에서 어느정도 안전하구요, 또 미국의 영화팬들도 소재 중심의 단편적인 작품보다는 개성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에 점점 익숙해져가기 때문에 속편의 인기는 계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