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로 한국 정부가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함에 따라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결렬됐지만,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은 7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습니다. 또 8일에는 지난달 열린 제5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에 대한 이행 문제를 토의하는 팀장급 군사 실무회담을 열 예정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 남북한이 7일 개성에서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 실무협의를 갖는 등 남북 간 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죠?

: 네,그렇습니다.남북은 7일부터 개성에서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갖고 있습니다.남북은 또 쌀 지원 유보 방침이 이미 확정됐던 지난달 24일에도 군사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 팀장급 남북 군사 실무회담도 8일부터 가질 예정입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남북 장관급회담의 사실상 결렬의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이같은 분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작년 7월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의 쌀 지원 유보 방침을 확인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소하고 당국 간 대화를 단절하는 등 강력 반발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기 때문입니다.

: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 실무협의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 8일까지 출퇴근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협의에서 남북은 대북 경공업 원자재의 가격과 수량,지하자원 개발 대상인 광산 공동조사 등에 대한 세부 이행 문제를 주로 논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심도있는 논의를 했음에도 아직까지 이견이 남아있다.”면서 “합의에 이를 지는 내일 더 협의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협의는 지난달 발효된 ‘남북 경공업과 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각각 이행기구로 지정된 한국측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와 북한측 명지총회사 간에 이뤄진 첫번째 접촉이었습니다.

: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면서요?

: 네,신언상 한국 통일부 차관은 7일 “속도문제가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는 별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언상 차관은 “(미사일 발사로 쌀 차관이 유보됐던) 지난해 제19차 회담 뒤 보였던 북한측의 태도와 지금의 태도,‘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희망한다.’는 조선신보의 보도,최근 방북한 인사들의 전언,그동안의 남북관계 흐름 등을 종합해 볼 때 남북이 화해협력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기조에 있어 차이가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한 정부 당국자도 “최근 장관급 회담에 임한 북한측 태도가 작년과는 달리 오히려 우리가 미안해질 정도로 진지하고 차분했다.”면서 “이같은 북측의 태도와 회담 이후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쌀 지원 유보에도 남북관계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다.”고 낙관적으로 내다봤습니다.

: 하지만 일각에서는 쌀 차관 유보 방침이 결국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 네,쌀 차관 유보 방침이 남북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이나 군사 실무회담 등 현재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일정들이 모두 북한측이 아쉬워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은 한국측이 올해 의류와 신발,비누 등 경공업품 생산용 원자재 8000만달러 어치를 북한측에 제공하면 북한측이 지하자원 생산물과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갚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한국측은 오는 27일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t 북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공업 원자재 제공할 예정입니다.

군사 실무회담에서 다룰 서해 공동어로 수역 설정과 북한측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 운항,임진강 수해방지와 한강하구 골재채취 등도 북측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북한측이 회담을 먼저 제안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측의 의도를 언제쯤 분명히 파악할 수 있나요?

: 네,남북관계를 가늠하는 북한측의 입장은 14∼17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6·15’ 민족통일대축전에 한국측 당국 대표단을 초청할 지 여부에서 보다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지난 3월 제20차 장관급회담에서 ‘6·15’행사에 당국 대표단도 적극 참가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행사를 현재까지도 당국간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참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측이 북핵 ‘2·13합의와 쌀 지원을 연계시킨 남측을 ‘외세에 동조해 민족 공조를 저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는 점에 비춰 ‘우리 민족끼리’ 정신의 상징으로 여기는 ‘6·15’행사에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측이 그동안 ‘6·15’행사에 남측 당국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해온 데다 남북관계를 경색되면 경공업 지원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예정대로 한국측 당국을 초청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습니다.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측 주최의 행사인만큼 먼저 초청 의사를 타진하지는 않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