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지난주 성과없이 끝난 21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대해 집중 추궁했습니다.의원들은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내 북한자금 송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2·13 합의' 이행이 지연돼 쌀 차관 제공이 유보된 이후 열린 장관급 회담의 결과가 대북정책 기조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1차 남북장관급 회담 결과를 집중 추궁했다고요?

네,그렇습니다. 국회 통외통위의 5일 전체회의에서는 최근 가시적 성과없이 끝난 남북 장관급 회담 결과를 놓고 비판적 의견을 쏟아냈습니다.각 당간 비판의 초점은 달랐지만 회담을 통해 드러난 대북정책의 기조가 잘못됐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정부 대북정책에 문제가 없으며 장관급 회담도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습니다.

  (질문)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북한측에 쌀 차관 제공에 이면합의가 있었지 않았느냐고 따졌죠?

   네,그렇습니다.한나라당은 북한측이 ‘2·13’ 합의와 쌀 차관 제공 연계를 이유로 다른 의제 논의를 거부한 것은 정부가 이전에 쌀 지원을 이면합의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추궁했습니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이재정 장관이 지난번 장관급회담에서 쌀을 무조건 지원하기로 이면합의하고 왔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빌미로 대화를 거부한 것 아니냐.”면서 “회담 기간 저자세로 일관하며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이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질문)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혹도 제기됐다면서요?

   네,이재정 장관이 회담기간에 김만복 국정원장,노무현 대통령을 잇따라 면담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은 “국정원장 등을 만나고 노 대통령과 면담을 했는데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습니다.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통령의 다른 지시사항은 없었다.”며 “중간 보고를 하고 전망을 논의한 것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김용갑 의원도 “(통일장관이) 국정원장을 만난 뒤 청와대에 가서 보고한 과정을 보면 상당히 애를 쓴 것 같으나 ‘2·13’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이면합의한 대로 쌀을 주지 못하니 (북측에) ‘미안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북한측 대표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미안하다’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이 장관은 김 의원이 “장관 말을 믿을 수 없다.매일 거짓말을 해서”라고 한데 대해선 “그 말 취소하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측에 쌀 차관 제공 유보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죠?

  네,열린우리당은 쌀과 비료 지원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2·13’합의 이행과 연계해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성 의원은 “쌀 차관을 무리하게 ‘2·13’합의와 연계시키는 것 등 일련의 상황을 보면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잃은 게 아니냐.”면서 “장관급 회담은 사실상 결렬됐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기선 의원도 “쌀 지원은 핵문제 해결과 함께 전략적으로 볼 수 있겠으나 우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이 많았을텐데,남북 문제를 푸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쌀과 비료는 인도적 지원인데,조건이 붙으면 인도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문제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봐온 만큼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장관은 남북 장관급회담이 결렬됐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일정한 성과는 거뒀다.”고 자평했으며,쌀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인도적 쌀 지원도 국민이 공감해야 하는 만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정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다만 시기가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남북 장관급 회담 기간 동안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조치를 취한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면서요?

  네,회담 기간 중앙일보에 대해 취재 제한 조치가 취해진 점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신문에 쓴 회담과 직접 관계없는 내용을 갖고 출입정지를 시키는 일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우리당 김원기 의원도 “중앙일보의 보도가 적절치 않았다면 법에 정해진대로 해야 한다.”면서 “다른 언론사는 놓아두고 그 회사의 명패만 치운다면 제재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중요한 국가기관이 감정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취재 거부가 아니라 편의제공을 철회한 것일뿐 정부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권리였다.”면서 “언론에 대한 합리화.정상화 차원에서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