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묶여 있는 자금 송금 문제를 이유로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 시한을 넘긴 지 14일로 꼭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자금을 중개할 은행을 찾아냈으며, 이에 따라 이번 주 중에는 송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타임스' 신문이 지난 11일 보도했습니다.

한편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4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2.13합의와 같은 진전이 있으려면 북한과 미국의 양자접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북한 영변 원자로 폐쇄의 마지막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내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를 중개할 용의가 있는 은행을 찾아냈으며,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자금 송금이 며칠 안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워싱턴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는 조건으로 불법활동에 연루된 북한자금을 중계할 은행을 찾기 위한 미 당국자들의 수 주일 간의 노력이 마침내 끝나게 됐다면서, 미 국무부와 재무부의 변호사들은 미국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송금을 허용하는 최상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타임스는 미 당국자들은 BDA 은행 52개 계좌에 분산돼 있는 북한자금을 중개할 미국 은행이 어떤 은행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다만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은행은 아님을 내비쳤다면서, 당국자들의 말을 빌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미 재무부에 의해 더러운 돈으로 낙인찍힌 북한 자금을 미국 은행에 예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을 공동으로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은 라이스 장관은 그같은 결정을 통해 북한측이 2.13 합의 이행의 유일한 걸림돌이라고 주장하는 문제를 제거하기를 원했고, 폴슨 장관은 중국과의 우호관계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라이스 장관의 견해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BDA 문제 해결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북한이 BDA 문제가 곧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 전 지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미국이 국제적 금융채널을 열어주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 문제가 해결되면 2.13 합의에 따라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북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최승철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손 전 지사와의 면담에서 미국이 BDA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 부총재를 지낸 야마사키 다쿠 의원도 BDA 문제가 며칠 내로 해결될 것이라고 13일 말했습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고위 당국자를 만났던 다쿠 의원은 BDA 문제가 이번 주에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14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2.13 합의 같은 진전이 있으려면 북한과 미국의 양자접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94년 미국과 북한 간의 제네바 핵 합의 당시 실무 역할을 담당했던 위트 전 담당관은 두 나라 고위 당국자들의 만남을 통해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6자회담이 남긴 과제를 완수하는 길이라면서, 북-미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라도 북한측과 자주 접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엘 위트 전 담당관은 또 미국 내에 2.13 합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어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시 반대론이 불거질 수 있고, 합의 내용이 복잡한 데다 핵시설과 핵무기 폐기 등에 대한 구체적 이행방법이 결여돼 있으며, 북한이 진정으로 핵 포기 의사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 등을 2.13 합의의 세 가지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시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포럼에서,

북 핵 해결에서 6자회담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으며, 실용적이고 검증가능한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면서도 북 핵과 관련한 한국 내 분위기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한국인들이 북한의 핵에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고, 북 핵 문제를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자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인들은 이런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또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 사업은 경제적 현실주의에 기초해 진행돼야 한다면서, 남북 양측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지만 이런 사업들이 북한에 현금이나 보조금을 주는 형태로 운영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또 지난 2002년 10월 제2차 북 핵 위기의 빌미가 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정보의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당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가동하고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추구했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한이 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