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가 탈북자 수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 4일, 미국은 난민 자격을 갖춘 모든 탈북자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켈리 라이언 미 국무부 인구, 난민, 이주 담당 부차관보는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이 더 많은 탈북자들을 당장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경유지에서 이들의 출국 허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에서 인구, 난민, 이주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켈리 라이언 (Kelly Ryan) 부차관보는 지난 4일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적 연구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 정부는 진정한 난민으로 인정된 모든 탈북자들을 면담하고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현재 각국 정부들에 미국이 자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망명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미국과 한국이 탈북자들을 위한 적합한 정착지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같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Jay Lefkowitz) 대북 인권특사도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 정부는 미국행을 원하는 모든 탈북자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지금까지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30명에 불과하지만 현재 경유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앞으로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당장 더 많은 탈북자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중국을 비롯한 경유지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출국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미국은 이 문제를 통제할 수 없다며, 이는 미국 정부가 탈북자들과 관련해서 겪고 있는 유일한 어려움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과 태국, 몽골을 방문해 1백여명의 탈북자들을 면담하고 돌아온 라이언 부차관보는 이들 탈북자들은 자신이 지난 15년 간 국제난민들을 전문적으로 다뤄오면서 본 최악의 사례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미국 정부는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위한 기회들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부차관보는 또 국제사회는 탈북자들이 ‘경제적 이주자’들이 아니라 난민이란 점을 중국 정부에 설득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난민들은 해외에서 취업기회를 찾는 ‘경제적 이주자’들과는 달리 정치적 견해차 등을 이유로 본국에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들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제법에 따라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국은 탈북자들을 ‘경제적 이주자’들로 분류해 그들이 귀환하면 직면하게 될 처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귀환시키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존 볼튼 (John Bolton)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난민 문제와 관련해 특히 중국으로 탈출했다 북송되는 탈북자들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문제는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이들에게 정확히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약칭UNHCR과 중국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은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UNHCR는 당초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동유럽 등지의 공산주의 국가로부터 탈출하는 사람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유일하게 현존하는 공산정권을 탈출하는 탈북자들은 난민 지위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UNHCR를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