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지난 1주일간 열렸던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어제(28일) 탈북자 강제 북송 저지를 촉구하는 중국 대사관 앞 시위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날 시위에서 중국이 올림픽 주최국의 성숙함을 갖고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갈 수 있도록 국경을 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특히 탈북자를 돕다 체포돼 중국 감옥에서 오랜 투옥생활을 한 뒤 석방된 한국의 인권운동가 최영훈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2005년부터 매년 봄 이면 어김 없이 열리는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앞 시위!

중국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04년 12월 서울과 워싱턴 등 전세계 10개 도시에서 처음 시작된 탈북난민 강제송환 저지를 위한 국제시위는 이제 워싱턴 뿐아니라 전세계 주요도시의 연중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중국대사관의 철문은 이날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샘 브라운 백 상원의원 등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성명을 보내 참가자들을 격려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모든 탄압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찾아주겠다는 결의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미국의 비정부 기구들과 종교단체, 탈북자, 일본인 납북자 단체 대표들은 ‘중국의 잔악함이 올림픽 정신을 죽이고 있다’, ‘탈북자를 죽음으로 몰지 말라’, “침묵은 북한 주민들에게 죽음이다” 란 문구 등이 담긴 구호판을 들고 2시간여 동안 시위를 가졌습니다.

비정부기구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데브라 리앙 펜톤 사무국장은 중국정부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상임이사국이자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임에도 북한 주민을 불법 경제적 이주민으로 보고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제협약을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탈북자 대표로 연설을 가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상학 대표는 중국정부에 탈북자들의 길을 막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우리는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지금 자유를 찾기 위해 중국땅에서 고난의 길을 걷고 얼마나 많이 그 곳에서 죽어가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탈북자들의 자유를 향한 길을 누가 막고 있습니까? 김정일 정부의 선군독재와 중국 공산당이 아닙니까? 중국 정부는 자유를 향한 우리 탈북자들의 길을 막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해 4월에 가진 시위에서 참석자들은 14시간에 달하는 철야 기도회를 이곳 미국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개최했으며 12월에는 김정일과 후진타오를 상징하는 관을 제작한 뒤 흰 국화를 관 위에 올려 놓고 대사관 앞 정원을 7바퀴 도는 행사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특히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3년 11개월여동안 징역을 살다 지난해 11월 석방된 최영훈씨가 참석해 자리를 더욱 뜻깊게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후진타오 주석은 꼭 들어야 할게 있습니다. 지금 강제북송돼 죽은 많은 영혼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최영훈씨는 석방 후 중국 공안에 당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정신분열 증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많이 회복된 상태입니다.

최씨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국적인 자신에게도 구타를 일삼는 중국 공안이 탈북자들에게는 하물며 어떻게 하겠냐며 국제사회가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습니다.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구타를 하는데 우리 탈북난민들은 무국적자인데 얼마나 더 구타를 하겠습니까? 그런 문제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행입니다. 어떻게 보면 탈북난민에 대한 21세기의 테러입니다.”

최영훈씨는 특히 중국 감옥에 수감돼 있던 중 미국의 소리 방송을 자주 즐겨 들으며 힘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감옥은 부패한 감옥입니다.  그 안에는 라디오도 있고 전화기도 있습니다. 거기서 미국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도 (감옥의) 한국 분들이 듣고 있을 겁니다. 또 중국어로 방송되는 미국의 소리도 있드라구요. 그 것도 듣고 있습니다. 중국인에게나 우리 한국인에게 굉장히 힘이 될 거예요. 속박된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데가 미국의 소리 방송과 같은 곳이예요.”

최씨는 특히 감옥에서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이 자신에 대해 보도하는 소식을 직접 듣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권운동가) 문국환씨와 인터뷰하는 내용중에 (저에 대해) 들을 수 있었어요. 또 제가 수감되기 전에 이미 감옥에 있던 한국사람들은 미국의 소리를 통해 저의 소식을 들었데요. 참 가슴이 저기하구요. 이런 라디오가 있다는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했습니다.”

최영훈 씨 등 100여명의 시위자들은 이날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이들의 안전을 기원했습니다.

한편 탈북자 강제송환 저지를 위한 국제시위는 이날 워싱턴외에 뉴욕과 로스엔젤리스, 서울, 도쿄, 암스테르담 등 전세계 8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동으로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