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 시한이 사실상 연장된 가운데, 이번 주가 합의 이행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동결 이전 상태로 원상 회복시키고, 북한을 방문한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북한이 2.13 합의를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핵 시설 폐쇄를 위한 아무런 가시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부에서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 기한인 60일 시한이 지나자,  미국 정부는 난감해 하면서도 일단 북한에 며칠 더 기한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2.13 합의를 파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데다, 북한에 합의 이행을 강제할 마땅한 압박 수단도 없다는 점이 고려된 결정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지난 14일, 2.13 합의 60일 시한을 맞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 측에 영변 핵 시설의 즉각 가동 중지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초청 등 약속 이행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인내심이 결코 무궁무진할 수는 없지만, 예기치 않은 BDA 북한자금 문제가 얽혀 있는 점을 고려해 북한에 며칠 간의 시간을 더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던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15일, 북한의 약속 불이행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며칠 간 더 인내심을 가져달라는 중국측의 요청이 지금으로서는 현명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군 유해 인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15일 미국 텔레비전 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2.13 합의 시한을 넘겼지만 합의 자체를 무효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차드슨 주지사는 북한이 상대하기 어렵고 예측불가능하며 고립돼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이번 주에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사찰단을 초청하겠다고 발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2.13 합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 리처드슨 주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AP 통신'은 15일 평양발 보도를 통해, 빅터 차 보좌관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2.13 합의 이행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2.13 합의 이행 시한을 눈 앞에 두고 부시 대통령이 빅터 차 보좌관을 평양에 보낸 것은 5년 전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부시 대통령에게 2.13 합의의 성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관리들은 2.13 합의 이행 지연이 북핵 협상 자체가 틀어졌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 변화를 비판해 온 미국 내 강경파들의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2.13 합의 이행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BDA에 동결됐던 북한자금을 돌려주기로 한 것은 실수라고 주장해 왔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선임보좌관도 지난 14일 2.13 합의 이행 지연 사태에 대해, 금융제재를 통해 북한을 길들이려던 미국이 거꾸로 북한에 길들여진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 등은 2.13 합의 초기 조치가 이행된 후에 차기 6자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16일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구상은 우선 초기조치 이행을 독려하는 데 집중하고, 이후 차기 6자회담에서는 핵 불능화 시한까지 확정하려는 복안에 따른 것으로,  초기 조치는 6자회담을 통한 협의 없이도 이행할 수 있는 만큼,  초기조치 후에 6자회담을 개최하는데 당사국들 사이에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