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정부에 의한 종군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한 미 의회 하원의 결의안 통과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높아가고 있는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본 정부의 전방위 노력이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오는 26일과 27일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해 해명했습니다. 또 집권 자민당의 일부 보수파 의원들은 의회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일본 관방장관은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6일과 27일 이틀 간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 미 대통령 별장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부시 대통령 내외 등 몇 명만이 참석하는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아베 총리와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일 동맹 강화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일 간 6자회담 연대, 그리고 이라크 정세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시오자키 관방장관은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시오자키 관방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3일 아베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졌다며, 이 문제가 오는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3일 밤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해명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일본은 구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의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도 부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통화에서 종군위안부 문제를 논의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종군위안부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깊은 동정심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부시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솔직함을 평가했으며, 오늘날의 일본은 2차대전 당시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3일 부시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를 해명한 것은 오는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 하원이 위안부 사죄요구 결의안을 논의하는 등, 미국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에 관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 데 이어, 넓은 의미의 강제성은 인정하지만 좁은 의미의 강제성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장래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이라는 일본의 자민당 보수파 의원들이 미 하원에 제출된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달 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모집을 인정하고 사과한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인 ‘고노 담화’를 수정하고 일본 정부의 위안부 강제징집 여부를 재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나카야마 야스히데 중의원 등 의원들은 하원의 결의안 통과 저지를 위해 4월 말께   미국을 방문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하원에 제출된 일본 종군위안부 결의안은 오는 5월 중 채택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며, 미국 내 한인 단체들은 다음 달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결의안 통과와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방침입니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일본의 로비에 밀려 번번히 통과가 무산돼 왔던 종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은 현재까지 79명의 하원의원이 지지서명을 하는 등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입니다. 

한편 오는 11일 부터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4일 종군위안부 문제와 함께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일본의 관계를 경색시켜 왔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신중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000년 당시 주룽지 총리 이후 중국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원 총리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히 견제하면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중국 인민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고 말하고 “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1992년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을 수행해 일본을 방문한 뒤 2번째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며, 11일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12일에는 아키히토 일왕 내외를 예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