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한국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북한측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북한이 지난 1968년 나포한 미 해군 첩보함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총리의 제안은 북 핵 2.13 합의 이후 북-미 관계정상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앞서 미국 내 한 친북단체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북한은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부터 나흘 간 평양을 방문하면서 북한에 미 해군 첩보함 푸에블로(Pueblo)호를 미국에 반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 여권의 한 인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지난 8일 평양 방문 중 대동강변에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찾은 자리에서 북한측 민화협 관계자들에게 “미국에 푸에블로호를 반환하면 북-미 관계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배의 반환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러한 이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북측 관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할 것 같았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대동강에 “미 제국주의에 대한 거룩한 승리의 기념비”로 전시돼 있는 미 해군 첩보함 푸에블로호는 지난 1968년 1월 23일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나포됐습니다. 당시 푸에블로호가 나포되는 과정에서 미군 해병 한 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으며, 생포된 승무원 82명도 1년 동안 포로로 갇혀있으면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 해군은 푸에블로호의 임무를 해양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선이라고 주장했지만, 11개월 간의 협상 끝에 북한측에 영해침범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생포된 승무원 82명과 전사한 해병 1명의 유해를 미국측에 인도하고, 1995년에는 푸에블로호를 대동강으로 옮겨 주민들과 외국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푸에블로호 사건은 150년 미 해군 역사상 미군 함정이 처음으로 공해상에서 외국군에 의해 납치된 사건으로, 미국은 지금까지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미국은 북 핵 사태가 다시 불거지기 수 개월 전인 지난 2002년 봄에도 양국 간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푸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했고, 북한측은 이를 진지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자신이 2002년 4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요구했었고, 그 해 9월 북한의 김계관 부상으로부터 이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서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미 간 푸에블로호를 둘러싼 논의는 2002년 10월 고농축 우라늄 문제로 야기된 북 핵 위기사태로 더이상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미국은 의회결의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북한에 촉구해왔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해찬 전 총리의 제안대로 푸에블로의 반환이 이뤄진다면 북-미 간 관계개선 뿐 아니라 한반도의 해빙기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전 총리의 제안은 6자회담의 진전 이후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실제 북-미 수교 논의가 진척될 경우 북한이 상징적인 의미에서 푸에블로호를 반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친북단체인 통일학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북-미 관계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미 오래 전에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면 푸에블로호를 반환하겠다고 암시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푸에블로호가 미국에 반환되면 미국 여론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하는 쪽으로 쏠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