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통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와 고위급 특사의 방북을 강력히 희망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신뢰구축과 관계정상화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 간 관계정상화가 진행되면 북한은 곧 핵무기 보유와 포기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자신의 희망을 이달 초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참석차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통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직접 밝혔으며, 이같은 뜻이 부시 대통령에게도 전달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부시 대통령의 친서 외에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파견해 달라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 간의 뉴욕 방문 때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북-미 간 수교 논의의 물꼬를 텄던 것처럼, 부시 대통령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특사자격으로 평양에 파견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부시 대통령의 친서와 대북 고위급 특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전달받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미 간 불신은 양국의 관계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이 돼 왔지만, 북한은 외교관계 정상화와 에너지 원조를 제공받는 대가로 영변 원자로를 폐쇄, 동결하기로 한 2.13 선언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지난 방미기간 중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궁극적인 수교를 목표로 한 관계 복원의 구체적인 단계들을 논의하면서, 고위급 특사 방문 희망 의사를 전미외교정책협회 비공개 토론회 등 여러 장소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 부상을 만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측 인사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북한측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측은 김 부상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특사 파견은 사전에 아무런 준비없이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고  양측이 충분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한국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북한이 조만간 핵의 보유와 포기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한 통일전략포럼에서 “2.13 합의 이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간 신뢰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라며, “북-미 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북한이 조만간 핵을 포기할 것인지,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진실의 순간’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이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로 북한도 국가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될 것이고, 선군정치의 이완이나 해소 과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