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움직이는 핵심 권력층 가운데 김일성 대학 출신들의 편중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는 27일 북한 주요 인물들을 분석한 결과 ‘용남산 줄기’로 불리는 김일성종합대 출신들이 북한의 권력기구들을 장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혈연과 학연, 지연으로 그물망 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 상류층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계된 통로들을 밟지 않으면 권력층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는 27일 통일부 북한인명록에 수록된 주요 인물 4백55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졸업한 김일성종합대 출신이 북한 내 핵심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학력이 확인된 1백27명 가운데 김일성대 출신은 80명으로 3분의 2가 넘어 사실상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다른 학교 출신은 47명에 불과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빨치산 출신 등 구세대로 이미 은퇴했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일성대 출신 핵심인사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실세로 불리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제강, 염기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꼽히며, 김 위원장의  누이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부장과 매제 장성택 부부장도  김일성 종합대 출신입니다.

북한 지도부 가운데 특히 한국을 상대하는 대남담당 부서와 외교 분야는 김일성대 출신이 거의 장악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경우 법과대가 김일성대 한 곳에만 설치돼 있기 때문에 완전 독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부 자료가 주로 대남 외교 등 특정분야에 종사하는 인물의 이력서만 자세히 올라와 있어 분석에 한계가 있지만 북한의 폐쇄적인 정부 구조로 볼 때 다른 분야에도 김일성대 출신의 배치율은 거의 흡사할 것으로 동아일보는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중앙일보’ 역시 지난 1월 보도한 ‘북한 핵심권력층 해부서’에서 북한의 최고 핵심인사 50명 가운데 22명이 김일성대 출신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 신문은 김일성 대학 출신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 학교가 `조국에 헌신할 최고의 계급성과 투쟁성 능력을 갖춘 민족간부를 배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서울대, 일본의 도쿄대 등 외부세계에서도 수도권의 국립대 출신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는 사례는 흔한 일이지만 김일성대 처럼 독점적으로 정부를 장악하는 예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배경 때문에 김일성 대학과 비김일성 대학 출신의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1990년대 초 동구 공산권 붕괴로 해외유학파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에 김일성대 출신들의 득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북한 내 2백80여개 대학 가운데 김일성대의 권력독점 현상은 조직의 결속력이란 측면에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반대의견을 허용하지 않는 획일적 사고,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직성은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00년부터 4년 동안 평양에서 생활했던 폴 베이어 전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는 지난해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의 수직적 정부구조가 개혁. 개방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북한 정부가 부처 간 업무협조와  대화를 하도록 외부세계가 이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동아일보’ 는 외부세계와 단절된 북한식 대학교육은 학생들이 국제적 시야를 갖추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김일성대는 국가존폐의 열쇠를 경제가 아니라 정신력과 단결력을 강조하는 맹목적 교육에서 찾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파행으로 끝난 6자회담을 예로 들며,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손에 쥐어야만 회담장에 들어가겠다는 북한당국의 고집은 외부세계에는 기이한 일로 비춰지지만 `김일성대적인' 시각과 기준에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최고 핵심권력자 50명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의 친인척이 6명, 김일성대 출신 22명, 김 위원장의 돈줄과 당 선전 등을 관리하는 직계부서에 10명 이상이 포진하고 있는 현실은 날로 강화되는 북한의 1인 독재화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