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의 진전으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북한이 미국 여행사를 통해 평양을 방문할 미국인 관광객 모집에 나서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국제여행사는 이 달 초 미국의 한 여행사에 연락을 취해서, 올 해 열리는 아리랑 축전을 참관할 미국인 관광객을 모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아시아퍼시픽여행사(Asia Pacific Travel Ltd.)’는 1970년대 부터 아시아 지역 여행 상품을 개발해온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월터 키츠(Walter Keats) 대표는 이달초 북한 조선국제여행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키츠 대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봄과 가을에 열리는 아리랑 축전을 참관할 미국 관광객을 모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인의 방문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 기간 동안은 미국인에게도 비자를 발급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퍼시픽여행사가 아리랑 축전 관광객을 모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북한 정부의 요청으로 200명 이상의 미국인 관광객을 모집했지만, 수해로 공연이 취소되며 평양 방문도 무산됐습니다. 이로 인해 아시아퍼시픽여행사는 적지 않은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 정부가 올해 너무 촉박하게 관광객 모집에 나섰기 때문에 4월에 시작되는 축전에는 많아야 20명 정도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8박9일 일정으로 묘향산 관광도 허락했지만, 올해는 3박4일로 평양 방문만을 허용하는 바람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북한 방문을 희망했던 미국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장년, 노년층 관광객이었습니다. 세계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 여행객들이 마지막으로 가보지 못한 북한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0만명의 주민이 일사분란하게 매스게임을 벌이는 ‘아리랑축전’ 공연은 여전히 독특하고 세계적인 볼거리라는 것이 키츠 대표의 말입니다. 특히 이런 공연은 주민에 대한 통제가 심한 북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시아퍼시픽여행사는 5월2일부터 3박4일간 평양에 체류하고 한국으로 왔다가, 다시 금강산과 판문점을 돌아보는 2주 여행상품을 4천800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행사에 따르면 이 중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금액이 북한에 관광대금으로 지급됩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이 2002년 경제개혁 이후 관광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지만, 경제난과 폐쇄적인 정책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양에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새로 지어진 호텔이 없어서 숙박 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대외정책에도 부침이 심해서 관광객들이 미리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은 중국 베이징 등에서도 여행사를 통해서도 관광객을 모집하는 등, 아리랑 축전을 맞아 외국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의 의도가 아리랑 축전을 더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고, 외화도 버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