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 내 인권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최근 조사결과 북한당국의 탈북자 정책이 더욱 가혹해졌으며, 고문의 형태도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2일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인권이사회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최근의 북한인권 실태를 보고할 예정입니다. 보도에 김영권 기자입니다.

북한당국의 인권탄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한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9일 북한의 고문실태를 조사한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을 발간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에 수감됐다가 지난 2000년부터 2005년 사이 탈북한 2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를 통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북한당국이 1999년 이후 탈북자 처벌을 강화했으며, 고문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팀장은 북한인권에 대해 포괄적인 접근을 시도한 보고서는 많지만 고문과 같은 특정 분야에 대한 보고서가 매우 적어 조사에 임하게 됐다고 보고서 발간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 가장 인권침해가 크게 이뤄지는 곳들이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성 등에서 이뤄지는데 (이런 곳들에서 이뤄지는) 고문은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생각에서 이번에 이 주제에 대한 조사를 하게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중국에서 송환된 탈북자와 일반 수감자들에게 구타를 일삼고 있으며 어른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잠을 못 재우게 하는 야간 심문을 하는가 하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형태의 고문을 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영환 팀장은 특히 강제로 특정 자세를 취하게 만드는 고문들이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고문 실태 중에 가장 심각했던 것은 비둘기 고문이란 것입니다. 양팔이나 양다리를 등 뒤로 꺽어서 감옥 조사실 안에 있는 난방관에 수갑을 채워서 묶으면 사람이 공중에 거의 뜬 상태가 됩니다. 하루가 지나면 어깨 근육이 굳고 가슴이 몰려서 새가슴처럼 튀어나오는 고통을 느끼고 몸 상태가 마비되기 시작합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자나 정치범들은 죽음의 공포속에 지하감방에서 상상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해 대부분 보위요원의 요구해 거짓자백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의 형사법과 북한이 가입한 국제인권협약 등은 모두 이런 형태의 고문을 금지하고 있지만 전혀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형법이나 형사소송법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북한내 모든 수사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수사 과정에서 고문이나 야간불법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검사의 입회하에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로 규정돼 있습니다. 여러가지 조항들이 실제로 법상만 보게되면 북한에서 고문이나 불법조사들이 이뤄질 수 없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사회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인권단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휴먼 라이츠 워치’도 이달 초 북한당국이 중국 등 제 3국에서 송환된 도강자(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탈북 중 체포되거나 중국에서 강제로 송환된 탈북자들을 인권침해가 만연한 구금시설에 과거보다 더 장기간 가두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케이 석 연구원은 북한당국이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자 뿐아니라 초범 등 단순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2000년에 북한 정부에서 단순히 식량문제 때문에 중국으로 넘어간 사람들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하게 처벌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만나본 탈북자들에 따르면 2003년 말경에 이 정책이 없어지고 오히려 이 전 보다 더 처벌이 강화되는 쪽으로 정책이 바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케이 석 연구원은 특히 지난 17일 ‘북한의 가혹함’이란 제목으로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탈북자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지만 북한당국은 이들을 불법으로 규정해 구금. 고문을 일삼고 때로는 처형까지 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가입한 국제인권협약들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케이 석 연구원은 국제사회가 새로운 북 핵 합의에 대한 북한 정부의 책임 뿐아니라 북한주민에 대한 북한 정부의 책임 이행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탈북하는 북한 주민들을 방치해서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2일 지난 19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 4차 유엔 인권이사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보고할 예정입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보고에서 북한 당국이 유엔 인권 관련 4대 협약을 위반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시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많은 부문에서 박탈하고 있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