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랫동안 고대해온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통일부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유일한 협상수단인 핵무기를 마지막까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지만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큰 틀에서 전략적 결단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2.13 합의 이후 북한의 전략에 관해 분석한 첫 보고서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13 북 핵 합의 이행과정이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과연 체제유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보유한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최대 관심사로   남아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2.13 합의 이후 60일 이내에  핵시설 폐쇄는 이행하겠지만 60일 이후에 하기로 돼 있는 핵시설 불능화 조치와, 이미 생산한 핵물질과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선임 연구위원은’2.13 합의 이후 북한의 전략적 결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금까지의 북핵 전개과정으로 볼 때 북한은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체제유지를 위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하에 결국 핵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재진 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핵무기 보유가 체제유지를 위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끝까지 고집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첫째,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주변국들의 반대, 둘째 핵보유를 위해서는 내적으로 국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북한으로서는 그럴만한 국력이 없다는 점, 셋째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핵실험을 해야 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이 1953년의 한미 동맹과 1965년 일본과의 국교 수립 이후 한-미-일 경제협력 구도를 통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은 미국과 일본과 수교를 하지 못하고 고립봉쇄된 상태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5년 간 핵 문제로 미국과 대결함으로써 외교적, 경제적 고립이 심화된 북한으로서는 이제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으며, 북한에 가장 중요한 체제안전보장 장치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라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80년대 말 냉전종식 이후 북한의 역사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가까스로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냈으며, 미국이 기꺼이 수교까지 해주겠다는 상황에서 끝까지 벼랑끝 전술로 핵보유를 고집할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그 대신 미국과 일본과 수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핵포기가 체제유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2단계 합의이행 과정에서 경수로 지원 문제가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러나 체제유지가 최대 우선과제인 북한으로서는 작은 것에 집착함으로써 전체적인 판을 깨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길고도 어려운 협상 과정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북한의 전략적 선택과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이해가 맞물려 결국  6자회담에서 북 핵 문제가 궁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