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지난달 베이징에서의 `2.13 북 핵 합의'에 따라 이번 주초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와 관련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금융제재 조치를 모두 해제하기로 약속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의 발언은 이번 주에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미국 측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7일부터 열리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를 위해 북한에 40만 달러의 현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2천4백만 달러 가운데 어느 만큼이 풀릴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0일 미국이 동결된 계좌를 다 풀기로 약속했다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제재 조치가 모두 해제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부분적으로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에서 30일 이내에 BDA 문제를 해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는 목요일, 3월 15일로 2.13 합의가 체결된 지 30일이 됨에 따라 미국 정부가 BDA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미국 재무부의 BDA 관련 발표가 2.13 합의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가들은 동결된 북한 계좌 가운데  8백만 달러 내지 1천2백만 달러가 합법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은 수준에서 동결 해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의 최근 발언에 따라 BDA에 묶인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가 모두 풀릴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1년여 동안의 조사 과정에서 북한의 불법행위를 여러 건 적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액 동결 해제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지난 10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눈감아 줌으로써 BDA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로이스 의원은 북한의 핵 계획 종식은 미국 정부의 최우선 목표지만 이를 위해 돈세탁이나 위조지폐 제조 등 북한의 불법행위를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의 불법활동에 맞서는 것이 오히려 한반도의 비핵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오는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동안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를 위해 북한에 현금 4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1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화상상봉을 위한 장비구입 명목으로 40만 달러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현금을 공식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요구한 컴퓨터와 대형 모니터 등을 현물로 제공할 경우 미국의 전략물자 통제에 걸릴 우려가 있어 북한이 이들 장비를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현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북한이 평양에 화상상봉센터를 짓는데 필요하다고 요구한 굴착기 등 건축자재와 냉난방기 등 3백50만 달러 상당의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최근 북한 방문을 마치고 중국에 도착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북한이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해찬 전 총리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위원장 등과 만났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으나,  북한 핵 계획에 관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실천 정도에 따라 논의할 사안이란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 이화영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역시 2.13 합의 이행과정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데 남북한이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영 의원은 6자회담 실무그룹 회담이 잘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남북정상회담은 자연스런 순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