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7일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 전 총리는 나흘동안 평양에 체류하면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이 전 총리가 소속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는 이 전 총리의 방북이 당 차원의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해빙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같은 임무를 띠고 방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의 이해찬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동안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열린 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이 6일 밝혔습니다.

최 대변인은 이 전 총리가 동북아 평화와 남북 양측의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한다며 초청자인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과 상호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평양 체류중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현재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총리는 귀국길에 중국을 방문해 탕자쉬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을 만나 6자회담 후속조치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정무특보로서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이 전 총리의 방북이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대통령 특사의 성격을 띤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 타결과 지난 달 27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린 남북장관급 회담,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과 북한간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그리고 베트남에서 7일부터 열리는 북한과 일본간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등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해빙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같은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시절이던 지난 2005년 4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 아프리카 포럼에서 북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 비료 지원과 남북 차관급 회담, 그리고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의 계기를 마련하는 등, 대북 관계 개선에 기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단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대북특사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이 전 총리의 방북 일정과 북측 인사와의 협의 내용 등에 대해 청와대와는 협의가 일체 없었다면서, 이 전 총리측의 통보로 방북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이 전 총리가 방북기간 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6일 말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측에서도 이 전 총리의 방북은 북한 민화협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동북아평화위원회 차원에서 방북하는 것이지 특사 차원의 방북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전 총리도 당에서 설명한 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며 발언을 자제했지만, 방북의 성격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가는 것이지 특보 자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인 한나라당은 이 전 총리의 방북과 관련해, 우려했던 대로 남북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 전 총리의 방북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 사전정지 작업을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은 북 핵 사태가 해결되지도 않고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대선을 위한 정략적인 국면전환용 회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동안 북한에서 확산되고 있는 전염병인 성홍열 문제에 대해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한국정부가  성홍열 치료 지원에 나선 민간단체들에게 지난 달에 4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은 6일, 지난 달 12일 열린 남북교류협력 추진위원회에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소속 굿네이버스 등 7개 단체에 성홍열 등 기초의약품 원료 지원 명목으로 남북협력기금에서 4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집행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작년 연말을 전후해 북측에 성홍열과 관련해 직접 지원 용의를 표시했지만 북측에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민간 단체를 통한 간접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