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미국내 보수진영에서  ‘2.13 합의’에 관한 엇갈린 평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13 합의’를 부시 행정부의 ‘전략적 실수’로 보는 반면, 일부는 이를 북핵 문제를 넘어 동북아 안전의 틀을 구축하는 첫 걸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강경파 한반도 전문가로 꼽히는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2.13 합의’는 미국과 우방들에게 외교적 승리로 포장된 “전략적 실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26일 ‘북한에 대한 과거 실수의 되풀이(Repeating Past Mistakes with North Korea)’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은 달러화를 위조하고 미국과 우방들을 미사일 시험발사로 위협한 데 이어 급기야 핵무기 실험을 강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완화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며, 올 봄부터 북한에 막대한 금액의 에너지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이같은 형편없는 ‘강탈외교’에서 미국의 이득은 어디에 있느냐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비정부 민간연구단체인 미국 기업연구소는 부시 행정부 내에서 네오콘, 즉 신보수주의자들의 이론적인 근거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미 보수진영의 정서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보수우익 연구소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이번에 도출된 ‘2.13 합의’에서 북한은 단지 영변의 플루토늄 핵 계획만을 폐기대상에 포함시키고 고농축 우라늄(HEU) 계획은 제외하고 있다며, 이는 2004년 북한의 제네바 합의 파기 당시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일이 ‘잠재적 비극’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고농축 우라늄(HEU) 계획 외에도 북한이 이미 확보한 핵무기는 군부의 수중에 들어가 당분간 핵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또 ‘2.13 합의’로 인해 미국과 우방국 일본의 관계 역시 적지않게 손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이번 협상을 지지함으로써   중요한 우방인 일본의 국가적 이해사항인 납북자 해결 문제가 부차적 문제로 전락하게 된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13 합의’는 일본의 납북자 문제 해결에 대한 명확한 언급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본이 최대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13  합의에 관한 일부 보수진영의 이같은 비판과는 달리 긍정적인 평가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까지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죌릭 골드만 삭스 부회장은 27일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신문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2·13 합의를 단순히 북핵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수십년 간 동북아 안전의 틀을 구축하는 첫 걸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죌릭 전 부장관은 지난해 5월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과거 중국의 막후 지도자 덩샤오핑이 취해온 개혁노선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후진타오 주석이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위협적이지 않은 외부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답하자, 대북 평화협정 체결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졸릭 전 부장관은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이 거론했던 것처럼  북한이 변신을 꾀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2·13 합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그리고 동북아의 안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