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계획을 중단시키기 위한 6자회담의 '2.13 베이징 합의' 이행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2.13 합의에 따라 중유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는가 하면,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로 동결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북한 계좌 일부가 이번 주 안에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이보다 앞서 영변 핵시설 폐쇄의 검증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평양으로 초청했고,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다음 달 1일 미국을 방문합니다. 2.13 합의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관련국들의 움직임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북 핵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중유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정부는 26일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 서면 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하고 그 내용을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유 구입과 운송에 약 2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양창석 대변인은 26일 제 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 합의에 따라 북한이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 폐쇄 등 초기 조치를 이행하면 중유 5만t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작업을 시작한 것이라면서, 지원은 조달청을 통해 선정한 국내 정유사에 위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 1일부터 미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2.13합의 후속조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송 장관은 특히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해 7월 이후 중단됐던 제 20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27일부터 나흘 동안 평양에서 열립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남한의 인도적 지원 재개를, 남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의 생사 확인,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로 동결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의 북한 계좌 가운데 일부가 이번 주에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북한과 미국 간 금융회담의 미국측 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26일 마카오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마카오 당국자와 동결 해제의 범위와 금액, 수속 절차 등에 대해 막바지 조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북한 은행은 지난 주 동결계좌에 자금을 맡겨둔 중국과 북한 무역관계자들에게 연락해, 동결자금이 돌아오면 해제된 계좌의 자금을 중국 본토의 다른 은행에 송금할 예정이라고 통보했습니다. 

마카오도 함께 관할하고 있는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데일 크레이셔 대변인도 26일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글레이저 차관보 등 미국 재무부 대표단이 이날 마카오를 방문해 현지 당국과  BDA 북한 계좌 동결 해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크레이셔 대변인은 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논의는 미국 재무부가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크레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 당국이 BDA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할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미국 재무부 대표단의 이번 방문은 2.13 공동성명이 나온 지 2주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오는 3월 15일까지 BDA의 50여개 북한 계좌에 동결된 자금 2천 4백만 달러와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하기로 북한측에 공언한 상태입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6자회담 이후 머지않아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30일 이내에 BDA와 관련된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한 점을 지적하면서 금융제재가 일부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 스스로도 2.13합의 이행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쇄의 검증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평양으로 초청했습니다.

북한은 4월 14일까지 영변 핵시설 폐쇄 봉인 결과를 IAEA로부터 감시 검증받도록 돼 있습니다. IAEA 측은 오는 3월 5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IAEA 이사회가 끝난 뒤인 3월 둘째 주에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3월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5일부터 미국과 본격적으로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김 부상은 다음 주 초에 뉴욕에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대적성국 교역법 종료 문제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북-미 관계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의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도 이번 주부터 일본과 중국, 한국을 잇따라 방문해 6자회담 이행을 위한 관련국들 사이의 조율에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