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인 릭 워렌 목사의 북한 방문이 연기됐습니다. 워렌 목사는 애초 다음달 평양을 방문해 북한 사상 처음으로 1만 5천명에 달하는 군중에게 장외 설교를 가질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 목사는 베스트 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25개 언어로 전 세계에서 2천 4백만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지구촌 162개 나라 4십만명 이상의 목회자들이 이 책을 교회의 기독교 교육 교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주 2만명 이상의 신도가 예배에 참석하는 새들백 교회는 미국 개신교 가운데 최대의 신도수를 자랑하는 남침례교 소속으로 교단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교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워렌 목사는 또 매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 등 유력 잡지들이 선정하는 미국 혹은 세계의 가장 영향력 높은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려왔습니다. 미국 기독교계에서는 이미 워렌 목사를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 빌리 그레헴 목사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로 자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워렌 목사의 대중홍보 비서실은 지난 22일 다음달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던 워렌 목사의 계획이 연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비서실은 그러나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방문 계획은 계속 유효하며 여름쯤 다시 방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워렌 목사는 지난해 6월 북한 방문 계획을 발표해 미국 기독교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북한은 국제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가 선정하는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5년동안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북한에서 기독교도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져 고문과 노동착취를 당하고 심지어 공개처형까지 받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웨렌 목사는 당시 새들백 교회 신도들에게 북한 관리들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며 평양 시내의 한 운동 경기장에서 1만 5천명의 군중에게 설교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 빌리 그레헴 목사가 지난 1992년 김일성 전 주석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해 실내에서 집회를 가진적은 있으나 장외 집회는 워렌 목사가 처음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새들백 교회 신도들은 그의 북한 방문 계획을 ‘종교 자유의 승리’라며 크게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워렌 목사의 북한 방문 계획을 비난하며 그가 북한 당국의 선전술에 놀아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라디오 방송인 VCY-ARN의 토크쇼 공동 진행자인 잉그리드 슐루터씨는 워렌 목사의 평양 방문을 “세계 최악의 잔인무도한 억압 정권을 선전하는 대대적인 홍보 행사”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슐루터씨와 많은 보수계 기독교인들은 워렌 목사가 기독교 집회의 상징인 ‘죄에 대한 회개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라”는 선언을 북한 군중에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빈껍데기 뿐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릭 워렌 목사도 그런 우려를 인정했습니다. 워렌 목사는 자신의 북한 방문 계획이 논란이 되자 지난해 기자들에게 “북한 당국이 자신을 이용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나도 그들을 이용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렌 목사는 또 자신의 방문 목적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복음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렌 목사는 지난달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기독교인들의 평양 대부흥 100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해 기독교 부흥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소망을 주제로 설교했습니다.

평양은 과거 서방세계에서 아시아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렸으며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1907년 원산에서 시작돼 평양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맞아 올해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워렌 목사는 앞서 자신의 북한 방문은 오랜 세월이 흐른 끝에 평양에서 갖는 첫 대중 집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워렌 목사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 방문을 연기한 이유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북 핵 관련 6자회담의 초기 단계 타결로 얼어 붙었던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조금씩 풀리고 있고 새들백 교회측도 방문계획이 유효하다고 말하고 있어 미국인들은 워렌 목사의 북한 방문 성사 여부를 계속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