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친일 반민족행위자들과 그 후손들이 소유하고 있는 대규모 토지를 환수해 독립운동 기념사업에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반발과 이에 따른 법정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가 과거 일제시대 일본에 적극 협력한 이른바 친일 반민족행위자와 그 후손들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 환수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출범한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최근 친일파 후손 41명이 소유한 토지 2백70여만평, 시가 7백억원대에 이르는 재산에 대한  국가 귀속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환수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확정 발표한 1백6명 가운데 1차로 을사조약과 한일 합병조약 등에 깊이 관여하는 등 친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반민족행위자와 그 후손들이 보유한 재산을 국고 환수 우선 대상으로 분류하고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1차 환수대상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모두 41명으로 이 가운데는 일제시대 내각 총리대신을 지낸 이완용과 중추원 고문을 지낸 송병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같은 한국 정부의 친일파  재산환수 방침은 1990년대 이후 잇따른 친일파 후손들의 이른바 조상 재산찾기 움직임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친일파 후손들이 법원에  제기한 토지반환 소송이 30여건에 달하고 송병준과 이완용 등 대표적인 친일파 후손들이 소유한 토지가 일제 당시 서울면적의 10배가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고, 친일파들의 재산을 환수할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제기됐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환수한 토지를 국가 독립유공자나 유족 지원금, 독립운동 관련 기념사업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유철 국가보훈처장은 15일 연두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귀속재산을 활용해 독립운동 기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고귀속 절차가 본격화될수록 환수 대상자들의 적지않은 반발과 사회적 논란도 예상됩니다. 조사대상 당사자나 후손들은 조사위원회가 본격 조사결정을 내린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고, 공식 환수 결정 이후에는 행정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현재 본격 조사대상자로 분류된 대부분의 후손들이 이의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2006년 개정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역사의 진실과 민족의 정통성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재산환수 조항은 명시돼 있지 않아 이에 따른 논란도 예상됩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이의신청이  8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늦어도 올 하반기에 친일파에 대한 재산환수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이번 친일파 재산 환수방침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왜곡된 과거사를 정리하고 민족정기와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는  12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