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6자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에 따라 미국과 북한은 관계정상화를 위한 양자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두 나라는 양자대화를 통해 오랜 적대상태를 벗어나 관계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상호신뢰 구축의 초석이 될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과정을 밟기로 합의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6자회담을 통해 "양자간 현안을 해결하고 전면적인 외교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하겠다는, 제네바 합의보다 진일보한 합의점을 찾아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과 마카오에 소재한 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협의를 개시하고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과정을 밟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과 대적성국교역법 해제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로 가는 신뢰 구축의 ‘초석’이 되는 것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KAL) 폭파사건을 도발한 혐의로 88년부터 18년째 미 국무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왔습니다. 미국은 현재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테러의 일부로 본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매년 4월 발간하는 ‘국제테러보고서’를 통해 테러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원 방조한 혐의가 있는 나라들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목록에 올라 있는 국가들로는 북한을 포함해 쿠바와 이란, 수단, 시리아 등  5개국이 있습니다. 한때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국가들로는 이라크와 남 예멘,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리비아가 있습니다.    

미국은 반테러법인 ‘미국애국법’에 따라 이들 테러지원국들에 대한 무기와 테러 이용물자의 수출을 금지하고 통제하며, 또 대외원조를 금지하고 무역 등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7년 적성국가에 대해 무역을 제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대적성국교역법은 대통령에게 적국과의 모든 교역을 감시, 제한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 직후 이 법의 대상국으로 지정돼 왔습니다. 

미국은 대적성국교역법의 대상국들과의 상업, 금융 거래를 금지하고 경제지원과 원조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미국 상품의 북한반입 제한 조처와 북한과 외국 간 거래시 미국 상선의 북한 입항 금지 조처가 해제됐습니다. 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예한 직후인 2000년 6월에는 북한 자산 동결과 경제지원 제한 조처 등이 상당 부분 해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테러지원국 지정과 대적성국교역법 적용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이의 해제를 북-미 관계 정상화의 ‘숙원사업’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도 테러지원국 지정을 우선적으로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과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가 북미 관계에서 일대 전환이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대적성국교역법 적용이 해제되면 북한은 미국의 적대국 이란 `굴레’와 자산 동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북한은 또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면 각종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할 수 있게 되고, 국제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북미 간에 신뢰가 쌓이면 북-미 수교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궁극적으로 북한의 안보불안이 해소되고, 이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과 북한은 2.13 합의에 따라 60일 이내에 양자 대화를 열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절차를 시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