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에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관한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첫 걸음에 불과하며, 6자회담의 궁극적인 목표인 북한 핵 계획의 완전한 폐기가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 시간에는 이번 합의를 실행에 옮기면서, 결국 북한의 핵 포기에 이르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놓여 있는지 살펴봅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훌륭한 첫 걸음이라며 만족을 표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은 외교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며 당사국들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또한 회담결과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이번 합의는 북한의 옳지 못한 행동을 보상하는 것이라는 미국 내 보수파의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6자회담의 걸림돌이 돼왔던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동결된 북한계좌 문제를 30일 내에 해결하겠다면서 합의문 이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예상됩니다. 우선 가장 염려되는 것은 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의지입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피터 벡 동북아시아 사무소 소장은 북한의 합의 이행 의지는 조만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 벡 소장은 앞으로 두 달 안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후 보여주고있는 태도는 이와 관련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6자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핵 시설을 임시중지하는 대가로 중유 1백만t을 지원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일본 내 친북단체인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도 관련 보도에서 합의문에 담긴 ‘핵 불능화’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 언론의 보도가 북한 정부의 공식입장인지, 아니면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한 국내용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의 핵 시설을 폐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검증과 사찰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을 포함해 핵 관련 물질을 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과연 투명하고 성실한 신고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에 발생한 1차 북한 핵 위기는 북한이 IAEA에 신고하지 않은 핵 시설이 적발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과 미국 간의 합동군사훈련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며 이를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한국 언론은 한미 군 당국이 오는 3월로 예정된 연합전시증원 (RSOI) 연습을 이전과 마찬가지로 진행하며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그 강도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이 이를 구실로 초기조치 이행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합의에 대한 미국내 보수파의 반발기류도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이 이번 합의에서 북한에 약속한 지원을 실행에 옮기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과연 미 행정부가 이에 필요한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도 또 하나의 의문점입니다. 미국내 보수파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약속한 대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실천한다고 해도 다음 단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북한은 다음 단계 진행을 위해 앞서 요구했던 경수로 등 더 큰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과 일본 관계도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일본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베이징에서 나온 합의문은 다섯개 실무그룹 가운데 북한과 일본 관계 정상화에 관한 그룹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납북 일본인 문제는 일본인들의 국가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이 문제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한국의 유호열 고려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이미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행할 만한 동기가 있다고 북한 문제 전문가인 유호열 서울 고려대학교 교수는 말합니다.

 “일단은 BDA 문제에서 미국이 조금 더 진전된 입장을 보여줬고 당장 필요한 에너지라든지 그런 것들을 받아내야 되고 회담 자체를 통해서 북한에 대해 가해졌던 제재 같은 것들이 상당히 완화된 소득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유 교수는 북한이 이번 합의에 응한 것은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로 인해 이미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시인홍 런민 대학교 국제관계 교수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계획을 완전히 포기할 의도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시 교수는 북한이 핵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북한은 항상 받을 것만 챙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북한이 핵 계획을 폐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는 다음달 베이징에서 재개되는 후속회담에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