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계획에 관한 6자회담이 다음주에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한의 핵 계획 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문서화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회담과 관련해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근거는 무엇이고, 회담진전을 가로막을 걸림돌이 있다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오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을 앞두고 참가국 수석대표들은 조심스럽지만 희망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일 아시아로 떠나기에 앞서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서 부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의를 벌인 결과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베를린 수석대표 회동 등을 통해 미국이 북한의 핵 폐기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병행해서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신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바뀐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더이상 북한을 고립말살시키거나 북한체제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협상하고 공존할 생각이 있다는 인식을 북한이 갖게 됐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31일 이번 회담은 지난해 12월의 회담 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또한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 폐기 이전의 기술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참가국 수석대표들은 이번 회담의 공동목표는 지난2005년에 체결된 9.19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공동문서에 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연 이번 회담에서 그같은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6자회담의 목표는  9.19 공동선언의 실질적인 이행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 영변의 5 메가와트 원자로 가동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 핵 사찰단 수용, 핵 활동 폐쇄, 핵 관련 계획 신고 등의 내용이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는 이번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 사찰단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의 체제안전을 서면으로 보장하고, 에너지 등 경제지원을 하며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등 참가국들은 이같은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이행시기 역시 문서에 포함시키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북한의 핵 폐기 과정을 완료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조건이 맞는다면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핵 감시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이같은 합의가 이뤄질지 모른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아소 다로 외상은 차기 6자회담에서 진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결과를 봐야 한다며, 최종적인 대답을 듣기 전에는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소 다로 외상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기대가 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최대 걸림돌로는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BDA)’의 동결된 북한계좌 문제가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이유로 가하고 있는 제재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며, 핵 문제에 관해서는 논의조차 거부했었습니다.

북한과 미국 대표들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BDA 문제에 관한 실무회담을 가졌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회담을 끝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회담이 유익했다고 밝혔으며 한국 정부 관리 역시 예상했던 대로 회담이 진행됐다며, 이 문제가  6자회담의 진전을 방해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을 수 있는 또다른 요인은 핵무기와 핵 계획을 분리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국은 북한의 핵 계획과 핵 무기가 모두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앞서 핵 무기와 핵 계획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문서화 된다 해도 지난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체결된 제네바 핵 합의와 유사한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힐 차관보는 제네바 핵 합의는 북한과 미국 간의 양자 간 합의였던 데 비해  6자회담에는 중국 등 북한의 주요 동맹국과 교역국들이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에는 세계 최대의 경제국인 미국과 세계 두번째 경제 규모인 일본, 또 주요 경제국인 중국 등이 참가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들이 협력한다면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단순한 합의만으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