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대표적 강경파로 꼽혀온 로버트 조셉 군축.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사임할 예정입니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과 존 볼튼 전 유엔대사에 이어 조셉 차관 등 강경파 인물들이 차례로 물러남에 따라 일부에서는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 온건한 기류가 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로버트 조셉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24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조셉 차관은 사직서에서  "오늘날 위협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노력에 기여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션 맥코맥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조셉 차관의 사직서 제출 사실을 확인하면서 "조셉 차관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의 '대부'였으며, 현 정부의 비확산 관련 정책 수립에 중요한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차관은 부시 대통령 정부 출범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이후 국무부로 자리를 옮겨 6년 간 군축과 국제안보 문제를 담당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과 존 볼튼 전 유엔대사와 함께 대북 강경파로 꼽혀온 조셉 차관마저 사임함에 따라 미 행정부 내 강경파가 더욱 위축되고, 부시 정부의 대외정책 수립에도 온건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이런 기대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데렉 미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19 공동성명의 틀과 북한 정권 모두에 가장 회의적이었던 인물이 떠난다는 것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외교적 여지가 넓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미국의 정책은 한 개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며 변화 가능성을 희박하게 전망했습니다. 미첼 연구원은 대북 협상파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북한의 의도를 해석하는 데서 조셉 차관과 큰 차이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첼 연구원은 이어 "외교적 해결 여지가 조금 넓어지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테이블에서 북한의 태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소재 맨스필드연구소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도 대북 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가장 중요한 강경파 인물인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건재하다"며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유엔안보리 제재가 두 차례나 내려진 상황에서 대북 정책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희망하는 것은 한 사람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2005년 9월에 비해 외교적 운신의 폭이 훨씬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조셉 차관의 사임은 최근 미-북 간의 협상 진전 분위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조셉 차관의 사임 시점은 미국과 북한 간 최근 움직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조셉 차관은 부시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이미 오랫동안 사임을 고려해왔고, 사임 결정이 베를린 협상 등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