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22일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충분히 재개방하지 않으면 FTA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한국측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23일 열린 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미 FTA 문건 유출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웬디 커틀러 한미 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FTA와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를 연계할 뜻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22일 워싱턴에서 예정에 없던 내외신 합동 전화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한국의 쇠고기 시장이 충분히 재개방되지 않으면 FTA는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한국 측에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서울에서 열린 제 6차 FTA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7차 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쇠고기 협상에 관한 의제에 합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곧 이에 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측 협상팀은 현재 미국 내 농축산물 단체들의 압력을 받고 있는 민주당 주도 의회로부터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한 강력한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등 미국 의회 상원의원 11명은 워싱턴에서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를 의회로 불러 한국 정부가 최근 미세한 뼛조각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미국 쇠고기 선적물량 전체에 대한 수입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교역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라면서 이의 시정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농림부는 수입 쇠고기 검역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것인 만큼 FTA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양국 간 쇠고기 검역에 대한 기술적 협의가 한미 FTA 협상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커틀러 수석 대표는 또 한국의 쇠고기 재개방 협상은 FTA 회담과는 별도의 채널로 열리게 될 것이라면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특히 한국과 미국이 큰 인식차를 보이고 있는 또다른 현안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기존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 문제가 FTA 협정에 포함되는 것으로는 보지 않으며 이번 서울 협상에서도 논의 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그러나 개성공단 문제가 제기돼야 한다면 이는 이번 주 서울에서 열릴 관세분야 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서울에서의 6차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시장접근을 포함해 환경과 다른 여러 사안들에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7차회담은 다음 달 12일이 시작되는 주에 미국에서 열릴 것이며,  추가 회담의 필요성은 추후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정부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FTA특별위원회 공개회의 도중 한미 FTA 비공개 문건을 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일부 의원들 좌석에도 돌린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한미 FTA 협상전략이 담긴 기밀문건이 허술하게 관리된 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23일 열린 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문건 유출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회의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6차협상 결과를 보고 받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지만 핵심 사안은 FTA 문건 유출이었습니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문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모든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건 유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부의 관련 조사가 완결되는대로 필요한 처벌을 하고 법적 조치까지 강구하겠다면서, 문건 유출 파문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는 유출된 문건 내용이 과거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중대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회 FTA 특별위원회 회의 당일 자료 관리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정부 책임론을  반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한미 FTA 특별 위원회는 24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어 'FTA 문건 유출 조사반'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