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재와 압박보다는 협상을 통한 외교적 노력을 가속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과 일본의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대 북한 금융제재가 북한 정권에 일부 타격을 주는 등 성과를 올렸으나 북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북 제재 확대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주 베를린 회동 이후 서로의 기존 입장에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협상 노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보성향의 민간연구기관인 아메리칸 진보센타의 조셉 시린시온 국가안보-국제담당 부회장과 앤드류 그로토 선임 연구원은 최근 이 재단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을 거듭 거론하며 미-북 양자회담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자신들이 최근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목소리를 강력하게 높인 뒤  진지한 당근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한 이후 베를린에서 미-북 양자회담이 성사되고

 “북한이 핵무기 계획 포기에 합의한다면 양자회담을 시작할 것”이란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이 이어졌다며 이런 진전 분위기를 차기 6자회담에서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른바 ‘한 보 전진 반 보 후퇴’의 대북 협상환경은 늘 북한의 벼랑끝 전술로 어려움을 겪고 전적으로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외교적 협상 노력과 미-북 양자회담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청사진이 있으며 이는 리비아 모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미국이 리비아에 제시했듯이 북한에도 완전한 핵 계획 폐기 대가로 외교관계 정상화와 안전보장, 경제적 보상을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며 리비아식 모델은 정권교체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리비아식 모델은 비용을 최소화하고 아무런 희생도 치루지 않은 채 100% 효과를 얻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 협상과 관련한 행정부 내부의 무기력한 토론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최종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탠리 로스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이스라엘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북 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스 전 차관보는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핵무기 추구를 제지하지 못할 것이며 미군 역시 군사작전 반경이 지나치게 확대돼 있어 북 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풀 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스 전 차관보는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한국이 북한과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런 분위기를 등에 업고 핵물질과 핵무기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일본 고쿠쉬카나 대학의 21세기 아시아 연구소 소장이자 북한 전문가인 테루오 코마키 교수는 22일 오사카에서 열린 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란 미국과 일본의 가정은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마키 교수는 이날 북한 관리들과 제재에 대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북한은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외부의 제재를 계속 받아왔기 때문에 제재에 익숙해 있으며, 제재가 자신들에게 타격을 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김정일 정권은 계속 생존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며 따라서 제재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많은 전문가들과 북한에서 돌아온 일본인들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