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의 대북 사업자금 전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모든 유엔기금과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특히 대북 사업을 최우선 검증 대상으로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유엔은 최근 북한정권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된 유엔개발계획(UNDP) 등 산하기구들의 대북 사업 전반에 대한 내부와 외부 감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22일 성명을 통해 반기문 사무총장이 유엔 기구장들의 모임체인 업무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유엔 회계감사단에 현금처리와 직원고용의 독립성, 지역사업의 점검 등 대상 국가에서의 유엔기금과 프로그램 운영에 관해 전반적인 평가와 감사를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또 반 총장이 내부감사 외에 외부 감사위원회의 감사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23일 반 총장은 이들 기구장들과 만나 유엔기금과 프로그램의 활동을 검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첫번째 검증작업은 북한에서의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의 요청이 유엔 업무조정위원회와 회계감사단에 의해 받아들여지게 되면 유엔의 대북 사업 운영에 관한 첫 보고서가 올해 상반기에 열리는 유엔 61차 총회 2차 회의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외부 감사 보고서는 올 가을 열리는 제62차 총회에 제출될 전망입니다. 

이같은 반 총장의 유엔 대북사업 운영 검증 제안은 지난 19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이 UNDP의 대북사업 자금 전용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 나온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방만하게 운영돼 온 UNDP의 대북사업 자금을 북한이 여러 방법으로 전용, 1997년 이후 거액을 챙겼을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유엔 자금으로 지원되는 사업 전반을 조사하도록 지시했었습니다. 

이같은 유엔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은 과거 이라크-석유 식량계획에 대한 의혹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유엔에 대한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반 총장 시대를 맞은 유엔이 사업투명성에 대한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개혁 시도가 초기부터 좌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편 UNDP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사업에 대한 외부감사 수용과 대북 현금지급 중단 계획을 밝힌 데 이어 22일에는 애드 멜케트 총재보의 기고문과 해명자료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멜케트 총재보는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UNDP의 대북사업은 미국을 포함한 36개 이사국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 최근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UNDP가 제공한 자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멜케트 총재보는 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한당국에 대한 외환지급과 관련, 북한 내 활동이 매우 복잡한 사업이란 점을 설명하면서 북한 현지 직원과 계약자들에 대한 경화 지급이나 중앙은행 환전을 통한 원화 지급 모두 북한 정부에 외화가 들어가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멜케트 총재보는 대북사업이 그동안 정기적인 감사와 통제의 대상이 돼왔지만 의혹해소 차원에서 대북사업에 대한 독립적인 외부감사를 환영한다면서 북한은 물론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엔의 각 기금과 프로그램의 활동 전반에 대한 반기문 사무총장의 조사 요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UNDP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5천9백34만 달러의 대북사업을 승인했지만 실제 집행된 규모는 2천9백10만 달러이며 현재 20개 대북사업을 집행 또는 승인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