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무기 (WMD)의 비확산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540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워싱턴의 한 민간 연구기관에서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결의 1540호가 의도대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취재에 유미정 기자입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몬터레이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에서는 지난 17일 핵무기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채택된 유엔 결의 1540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등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WMD)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것입니다. 

토론회에서 이 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피터 크레일(Peter Crail) 연구원은 지난 5년 간 전세계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돌아볼 때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은 대량살상무기가 비국가 행위자들(Non-state Actor)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국가 행위자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지원하고 이를 은폐할 의사가 있는 국가(State-Actor)들과는 달리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합법적이지 않은 나라에서 그러한 활동을 하는 우려집단이나 단체 또는 개인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2001년의 9.11 테러사건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위협, 그리고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압둘 칸 박사의 대량살상무기 비밀판매망 적발 사례 등은 세계 안보가 이들 비국가 행위자들에 의한 WMD 확산 가능성으로 인해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004년 4월 28일  모든 회원국들에게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통제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 1540호를 채택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결의안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1718호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기본 틀이 되기도 했습니다.

 피터 크레일 연구원은 유엔 결의 1540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WMD 비확산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크레일 연구원은 결의 1540은 아주 포괄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광범위한 영역의 비확산 조치들을 포함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조치들로는 핵이나 생화학 등 민감한 시설에 근무하는 인력의 철저한 신분조사에서부터 전략물자의 운반과 선적 확인, 그리고 확산과 관련된 활동에 재정지원을 금지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결의는 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 이행을 위해 국내 절차와 법체계를 갖출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결의1540는 이처럼 포괄적인 성격을 가진 동시에 전면이행을 어렵게 하는 너무나 야심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크레일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그는 모든 국가들이 이 결의를 이행하기 위한 역량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행과 관련한 모호성, 그리고 안전보장이사회의 접근방법에 대한 각국의 정치적 반대 등이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결의 1540가 이룩한 성과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결의가 채택된 이래 지금까지 133개 유엔 회원국들이 이행 실적과 계획을 안보리에 보고했고, 더불어 세계 여러 국가들의 비확산 노력 정보를 한 곳에 집결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편 크레일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경우 이 결의안 이행과 관련해 평균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레일 연구원은 한국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유엔 결의 1540의 이행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결의 1540의 주요 의무 사항에 대한 국가별 이행율은 미국이 77.2%인 반면 한국은 25%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유엔 결의 1540 하에서 심각한 우려 대상국가로 지정된 북한은 현재까지 결의 이행실적과 계획에 대한 보고가 전무한 상태로, 이는 결의 이행을 거부해도  국제적으로 받는 불이익이 사실상 없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6자회담을 통해서나 또는 6자회담이 끝난 이후 유엔 결의 1540에 대한 이행 상황을 북한에 요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