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에 대한 시각차이로 한미동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에 소재한 한 민간연구소가 한미관계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공동연구팀을 발족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한미 동맹관계가 최근 새로운 압력에 직면했다며 재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보도입니다.

미국 워싱톤에 소재한 민간연구소인 모린 앤드 마이크 맨스필드재단 (The Maureen and Mike Mansfield Foundation)은 긴장국면에 있는 한미관계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최근 ‘한미 공동연구팀(Task Force)’을 발족했습니다.

이 연구팀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 이후에 한미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통해 한미동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를 조망하고자 결성됐습니다. 

한미 양국에서 각각 7명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참여하는 이 연구팀은 양국의 여론 지도자들(Opinion Leader) 간에 서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이해를 증진하며 이를 통해 정치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이 이끄는 이 공동 연구팀에는 미국측에서 덕 앤더슨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전문위원과 피터 바스 전 재무부 부차관보 등 전직 행정부 관리와 학계 인사들, 한국측에서는 고려대학교 동아시아 연구소장인 김병국 교수와 세계은행의 임원혁 연구원 등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공동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플레이크 소장은 “양국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3년 간 5 차례 합동회의에 참가해 한미 양국관계의 미래에 관한 토론회를 갖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공동연구팀은 이미 지난주 하와이에서 1차 토론회를 가졌고 다음 토론회는 오는 6월 미국의 몬타나주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공동연구팀은 이같은 일련의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국내정치 변화에 대한 이해와 한미 동맹관계 재조정, 한국의 민족주의,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양국의 엇갈린 이해, 동북아시아의 비전, 그리고 한미동맹의 미래 분야에 관해 연구분석하게 됩니다.

한편 한미 동맹관계 붕괴로 인한 위기에 대한 우려가 한-미 두 나라에서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한미 동맹관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재탄생 경험을 살려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안보체계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제안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스탠포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다니엘 스나이더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한미 동맹관계가 근래 들어 새로운 압력에 직면해왔다며 재조명과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은 지난해 7월 미사일 시험발사로 시작되고 10월의 핵실험으로 이어진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데 눈에 띠게 불일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지도자는 북한의 심각한 도발행위보다는 미국이 충돌을 야기시킬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유연한 대북 대응을 일부 선보이기도 했지만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는 등 북한 압박을 위한 공동전선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동맹의 핵심인 북한의 공동위협에 대한 한-미 간 인식 공유가 심각하게 손상된 지금 한미 동맹관계는 심도있는 재조명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미 동맹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는 여전히 충분하다면서 문제는 양국의 정책을 결정하는 엘리트들 사이에 더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미 동맹관계의 재조명과 재정립과 관련해 스나이더 연구원은 냉전종식과 함께 소연방이라는 적의 상실로 존립위기를 맞았다 재탄생한 나토의 경험을 참조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나토의 재창조는 비록 적과 그로 인한 위협이 변화했다고 하더라도 안보동맹이 공통의 목적을 보존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새로운 한미 동맹관계는 나토의 경험에 기초해 울타리(방책), 확장, 새로운 임무, 권역 밖 역할 이라는 4가지 요소를 포함하는 방안으로 재정립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한미동맹은 비록 공격의 위험은 현저하게 감소되더라도 북한 침략의 궁극적인 “울타리”와 중국의 야망에 대항하는 “울타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동맹이 미일 안보동맹과 함께 동북아시아 지역의 확대된 다자안보 구조의 기초로서 “확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군사적, 비군사적으로 확산활동에 맞대응하는 작전에 참여하는 “새로운 임무”를 맡아야 하며 양국이 합동지구촌 작전 등  "한반도 권역 밖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재정립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동맹관계를 끝내는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면서 한미 양국이 직면해 있는 공동의 위협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 동맹은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