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원들은 26일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군 관련 발언을 비판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역대 군 수뇌부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해명과 사과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전직 국방장관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예비역 장성 70여명은 26일 서울에 있는 재향군인회 사무실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행한 연설 내용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의 이정린 정책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연설에서 군 원로들의 발언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비역 장성들은 또한 성명에서 “정부가 군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복무기간을 단축하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1일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상임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군은 북한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데 북한보다 전력이 약하다면 전직 국방장관들은 직무유기한 것이라고 말하고, 젊은이들을 군대에 보내 몇 년씩 썩히지 말고 일찍 장가갈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김종환 전 합참의장, 남재준 전 육군 참모총장 등 현 정부에서 군 지도부를 지낸 인사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 원로들의 모임에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재준 전 육군 참모총장은  “군인은 정부를 위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라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전직 군 수뇌부는 북한 핵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편 청와대는 이같이 예비역 장성들이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을 촉구하고 있는 데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최대 야당인 한나라당은 26일 유기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일했던 예비역 장성들의 충정의 발로를 이해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과 군을 모독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전시작전권 논의 중단 등 군 원로들의 충정어린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