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전 한국전쟁 중 전사한 미군과 한국군 전사자 각 한 명의 신원이 최근 확인돼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 지금까지 유해가 발굴되지 않은 전사자가 13만여위에 이르고 있는 현실은 반세기 전에 일어난 이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13년 전 신분증과 함께 상자에 담겨 미국으로 보내진 한 미군 전사자의 유해의 신분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지난 달 22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실(POW/Missing Personnel Office)은 한국전 참전 중 실종됐다가 북한에 의해 송환된 한 미군 병사 유해의 신원이 법의학 전문가들에 의해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해는 미 육군의 찰스 롱 일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롱 일병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불과 4개월 전인   1953년 3월 24일 작전 중 실종(Mission in Action)으로  처리됐던 제 3대대 31 보병 연대 소속의 4명의 미군 가운데 한 명입니다. 롱 일병과 다른 3명의 미군은 현재 남북한을 가르고 있는 군사분계선의 바로 북쪽에 위치한 오늘날 ‘포크 찹 힐’이라고 알려진 조그만 언덕을 두고 벌어진 북한군과의 격렬한 교전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동안 다른 미군 2명의 시신은 발굴됐고 중공군의 전쟁포로가 됐던 세 번째 미군 역시 1953년 8월부터 12월까지 계속된 포로교환 기간 동안 살아서 미국으로  귀환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는 롱 일병에 대해서는  ‘작전 중 실종’으로 분류했다가 1954년 3월 24일에는  ‘작전 중 사망’으로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 1993년 북한 정부는 그의 유해가 담긴 상자를 보내면서 이 유해들이 롱 일병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으로 알려진 강원도 곰사리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전해왔습니다.

이 상자에는 롱 일병의 사회보장 카드와 인식표가 들어있었고 미국의 법의학 전문가들은 유골에서 시료를 채취해 DNA 검사와 치아 비교 등을 통해 이 유해가 롱 일병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롱 일병은 전사한 지 53년 만인 지난달 25일 고향인 일리노이주의 두란드에 안장됐습니다. 

한편 역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한 국군병사의 유해가 최근 55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육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지리산 공비 토벌작전에 이어 강원도 홍천지역에서 북한군과 중공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장복동 일병이 그 주인공입니다. 

장 일병의 유해는 지난 9월 21일 육군 유해발굴단이 강원도 홍천 일대에서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벌이던 중 발견됐습니다.  발굴현장에서는 유골과 유품 등 20여 점이 발견됐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일한 단서는 스테인리스로 된 한 개의 수통 뿐이었습니다.  수통의 한 면에는 마치 못 같이 뾰족한 물건으로 쓴 것같은 장복동이라는 이름이 한자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육군은 이 이름을 병적기록에서 찾은 후 그의 고향인 전남 여수시 손죽도를 방문해 수소문한 결과 장 일병의 아들을 찾았습니다.  이어 육군은 수통과 함께 발굴된 유골과 장 일병의 아들의 혈액을 DNA대조 검사로 재확인해 유해가 장 일병의 것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장 일병의 유해 봉안식은 지난 달 21일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됐습니다.     

이처럼 롱 일병과 장 일병의 신원확인 소식은 휴전 이후 지금까지 유해가 발굴되지 않은 전사자가 13만여위에 이르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아직도 한국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줍니다.

한국 국방부는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 부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을 벌여 총 1천500여 구의 유해와 4만여 점의 유류품을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국군유해로 확인된 1천 155구를 국립묘지에 안치했습니다. 

또한 1993년 미국으로 송환된 미군의 유해는 대략 148 구 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990년과 1994년 사이에 북한은 250구 이상의 유해를 미국으로 송환했습니다. 이후 1996년 미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북한에 들어가 직접 유해수색을 할 수 있도록 협정이 체결됐습니다.

이 협정은 2005년 5월 부시 행정부에 의해 중단됐지만 이 수색 작업으로 전사한 미군으로 보이는 보이는 229명의 유해가 발굴됐고 지금까지 이 가운데 27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