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책은 체제전환 뿐이라는 주장이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 북한 인권 관련 토론회에서 제기됐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그동안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 태도를 취해온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가 안보 문제와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북한인권 개선과 국제협력(Promotion of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을 주제로 함께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책은 북한 체제의 전환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이 주장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동맹국으로 알려진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에 의해 제시됐다는 점과 이들의 주장이 미국 일각에서 추구하는 체제전환(Regime Change)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의 김경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인권 문제는 그 사회의 제반 시스템의 문제이며 땜질식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계획경제와 집단화를 실시하던 나라들에서 인권사업의 발전은 체제의 전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의 경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뤄왔고 생존권과 발전권이라는 인간의 기본권리를 충분히 발전시켜왔다면서, 북한이나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인권 문제는 근본적인 사회체제의 전환이 없으면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해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책은 체제 전환 뿐임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의 바실리 미히에프 국제관계와 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도 “러시아는 북한이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이며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시장민주주의로의 발전을 회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미히에프 부소장은 “북한정권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돌아서는 체제전환이야말로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해 역시 체제전환이 북한 인권상황의 해결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미국 맨스필드연구소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 인권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한국의 입장을 비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한국의 과거 민주화 운동가들이 이제 한국에서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압력행사를 꺼리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유엔 인권위원회나 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올해의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변화된 국제환경을 고려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최근 실시된 유엔 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찬성입장을 밝혔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한국 정부가 유엔총회에서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한 것은 중요한 발전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는 국내적 차원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면서 북한사회의 폐쇄성 등 정권의 특징을 감안해 북한 인권 문제를 예외적으로 다뤄야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반대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은 예외적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북한에도 헬싱키 프로세스를 접목시켜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인권 문제를 경제, 안보 문제와 연계해 다뤄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안보나 경제 문제를 먼저 이야기 하고 인권 문제를 다음에 이야기 하는 것으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면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일정 정도 ‘헬싱키 프로세스’를 접목해 북한과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폐쇄된 북한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북한 인권상황이 최악인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고문이 자행되는 가혹한 형무소 실상 등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보고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높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