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북한 중부를 강타한 태풍 빌리스 피해로1만명 이상이 숨졌다고 영국 과학자가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 정부 통계인 사망자 549명, 실종자 295명에 비해서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영국 더햄 대학교(Durham University) 자연재해 전문가인 데이비드 페틀리(David N. Petley) 교수는 수해가 발생한 평안남도 양덕군 일대의 인공 위성 사진을 분석해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페틀리 교수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페틀리 교수는 북한 양덕군 일대 지역 위성사진을 관찰한 결과 태풍 빌리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명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풍 빌리는 지난 7월 평안남도 양덕 등 북한 중부를 강타했습니다.

페틀리 교수는 “사진 분석결과 폭우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대참사 규모의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했으며, 특히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고 대피가 어려운 시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사망자 수는 1만명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망자가 549명이라는 북한 정부의 발표는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페틀리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남미에서 발생한 유사한 규모의 재난 당시 3만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한편 남한의 NGO 단체는 태풍 빌리 피해로 5만70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식량난 악화 등 수해로 인한 추가 재난도 페틀리 교수가 우려하는 바 입니다.

페틀리 교수는 “매우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농업 지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위성 사진을 보면 광범위한 지역에서 농작물이 유실됐고 농업 건물 등 시설 피해도 컸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수해 지역에서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심각한 식량 생산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측입니다.

식수 오염으로 인한 질병도 문제입니다. 페틀리 교수는 식수 공급용으로 보이는 작은 댐들이 홍수로 인한 부유물로 덮여있는 것이 관찰됐다고 말했습니다.

페틀리 교수는 영국 민간회사인 퀴네틱에 의뢰해서 9월 맑은 날에 이들 지역을 위성촬영했으며, 이를 태풍 피해 전 사진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이번에 촬영된 사진은 수해지역의10% 에 해당하는 양덕 주변 25평방 킬로미터 지역을 담고 있습니다.

페틀리 교수는 “강물이 불며 홍수가 발생했고, 산사태로 많은 주거 건물과 농업 건물이 파괴되거나 큰 피해를 입었다”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도로와 철로, 다리가 유실되고, 홍수로 강의 물길이 바뀐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자연 재해와 피해 상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페틀리 교수는 국가가 자연 재해에 의한 인명 피해를 크게 줄여서 발표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페틀리 교수는 “대부분 정부는 피해 상황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발표하고, 일부에서 외부 지원을 늘리려는 목적이거나 혹은 관리들의 부패로 피해 상황을 불리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수치를 심하게 줄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역사적으로 과거 중국 정부가 국가적 자존심 때문에, 혹은 외부에 자국의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피해 상황을 줄여서 발표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